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27일 나란히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할 의지를 밝혔다.
권 시장은 이날 송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위대한 대구시민과 함께 위대한 대구를 건설하는 사업을 완성하고 싶다. 다시 한 번 시민들의 선택을 받고자 한다”며 3선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이날 내년 업무 계획 브리핑을 위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신공항 건설 등 할 일이 많고 강력하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원하면 페달을 계속 밟고 가는 게 맞다고 본다”며 재선 의사를 밝혔다.
내년 지방선거가 6개월 정도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현직 대구시장, 경북도지사가 차기선거 출마여부를 밝힌 것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두 현직 광역단체장이 출마의사를 밝힘으로써 이제 국민의힘 내부의 공천경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권 시장의 경우 올 들어 우회적인 어법을 구사하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비치긴 했지만, 재선만 하고 그만둘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권 시장이 지난 2014년 대구시장에 당선 되고 나서 재선만 하고 중앙정치 무대에 진출하겠다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본지를 비롯해서 최근 나온 대구·경북지역 언론사 여론조사를 보면, 경북도지사 선거는 야권 내에서 이철우 지사와 공천경쟁을 펼칠만한 뚜렷한 인물이 아직 출현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장 선거는 전·현직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출마희망자가 난립해 공천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공천이 당선과 직결될 수 있는 대구·경북 현실을 감안하면 공천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바람직한 측면도 있다.
현재 국민의힘 공천을 노리는 대구시장 출마예상자들은 대부분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윤 후보 당선 여부가 차기 대구시장 공천의 주요변수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공천은 당선인의 의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패배할 때는 국민의힘 자체가 해체될 가능성이 높아 출마희망자 어느 누구도 공천을 장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