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가족관련 의혹은 지난주부터 선거의 모든 이슈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두 후보는 지난 19일 아직 부동층으로 많이 남아 있는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놨다. 이 후보 측은 “청년부 신설을 검토하고 젊은 청와대를 만들겠다. 청년과 관련해선 경제·복지·문화 등 모든 분야를 총망라한 정책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집권하면 30대 장관이 여러 명 나올 것이다. 우리 세대 중 가장 디지털화된 청년들이 정부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정책들은 이 후보 장남의 도박·성매매 의혹, 윤 후보 아내의 허위 경력 의혹에 휩싸여 유권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는 지난 주말에도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가 과거 수원여대·안양대 강사 지원 당시 이력서에 기재한 미국 뉴욕대(NYU) 연수 경력에 대해 허위 가능성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씨 뿐만 아니라 장모 등 처가와 관련된 또 다른 의혹에 대해 추가 폭로를 예고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이 후보 장남의 불법도박과 성매매 의혹, 5천만원대 증여 의혹 등 새로운 의혹이 적지 않다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현재 상황으로선 이번 대선이 역대 최악의 비호감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여야 모두 오랜 기간 진영 논리에 함몰되어 상대의 약점 찾기에 총력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 나가겠다는 국정비전과 정책은 ‘진영강화’논리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가적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시점이다. 온 국민이 지혜를 모아 국내외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때다. 가족 관련 의혹을 잠재우는 최선의 방법은 당사자인 후보들이 사실관계를 소상히 밝히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는 것이다. 그래야 대선판이 제갈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