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영덕·울진 등 도내 양식장 14곳서 어류 15만여 마리 집단폐사<br/>온열질환 사망·가축폐사·농작물 병충해도… 道, 긴급 지원에 ‘총력’
폭염특보가 장기간 지속하면서 폭염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온열질환자와 고수온에 따른 양식장 어류 폐사, 가축폐사, 농작물 무름병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폭염특보가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현재 울진평지, 봉화평지, 문경, 영주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고 대구·경북 전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다. 울진평지, 봉화평지, 문경, 영주는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며 당분간 낮 최고기온이 33℃ 이상 오르는 등 폭염이 지속될 전망이다. 1∼2일 대구·경북 대부분 지역에서 비소식이 있지만 이번 더위를 식히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보여 8월 중순까지 폭염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북 동해안에서는 수온이 평소보다 급격히 오르는 고수온 현상이 발생하며 양식어류 집단 폐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울진의 한 양식장에서 강도다리가 집단 폐사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달 31일까지 울진 2곳, 영덕 4곳, 포항 8곳 등 모두 14곳에서 물고기 약 15만1천여마리가 폐사했다. 포항에서 7만8천마리, 울진에서 6만3천마리, 영덕에서 1만마리가 죽었다. 폐사한 물고기는 대부분 강도다리고 일부는 넙치다. 도내 양식장은 81곳에서 강도다리를 비롯해 조피볼락, 넙치, 전복, 돔류 등 1천700만여마리를 양식하고 있다. 경북 동해안 수온은 1일 오전 11시 현재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하정리 26.4℃, 포항시 북구 청하면 월포리 27.6℃, 영덕 25.9℃, 울진군 후포면 27.6℃를 기록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일사병,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인한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폭염특보가 내려진 문경과 청도에서는 지난달 26일 농작업을 하거나 집에 머물던 3명이 온열질환으로 병원에 이송됐다. 대구·경북에서는 지난달 26일까지 온열질환자 83명이 신고돼 1명이 숨졌다.
여기에 폭염이 지속될 경우 가축의 비육·번식 장애, 가축폐사 피해가 발생하고 농작물 역시 수량감소, 품질저하 등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닭 등 축산동물 22만7천387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축종별 폐사 신고 접수 현황을 보면 육계 14만8천558마리를 비롯해 닭 21만9천592마리가 가장 많았고 이어 돼지 4천615마리, 오리 1천780마리, 메추리 등 기타 1천400마리 등의 순이었다.
폭염에 따른 과수 햇볕데임(일소) 피해 사례도 나오고 있다. 안동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조덕수(58)씨는 “주변 농가들의 과원에서 며칠 전부터 일소피해(강한 햇빛을 오래 받아서 식물의 잎, 과실, 줄기 따위의 조직에 이상이 생기는 현상)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폭염이 이어질 경우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는 폭염, 태풍, 호우 등 여름철 재해에 대비해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운영해 피해발생 시 신속한 복구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위기경보 발령 시에는 농협, 농어촌공사 등 관련기관 단체와 유기적인 협조 체계를 구축해 신속한 조사와 복구계획을 수립, 농업인들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박동혁·피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