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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 시도의장 가덕도 지지는 들러리 정치다

등록일 2020-12-08 19:41 게재일 2020-12-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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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경북 그리고 인천을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의회 의장들이 부산에 모여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지지하는 선포식을 가졌다고 한다.

그들은 “국가균형발전의 마중물인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라”며 “국회는 관련 특별법을 조속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석한 14명은 민주당 소속 13명의 시도의회 의장과 민주당에서 제명된 무소속의 경남도의회 의장이 포함됐다. 인천시의회 의장은 인천공항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빠졌다고 한다. 전국 시도의회 의장협의회는 지방자치 발전과 지방의회 운영을 위한 상호교류 및 협력증진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협의체다. 특히 중앙정부의 불합리한 제도 개선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모임으로 지방자치단체 간의 이해관계가 있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협의회 전체가 공동의견을 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각 지역의 이해를 존중하고 이해관계가 상충할 때는 당사 간 원만한 합의나 대안 제시로 문제를 푸는 것이 협의체 운영의 올바른 정신이다. 대구와 경북이 극렬히 반대하는 줄 뻔히 알면서 부산을 찾아가 가덕도 공항을 지지한 것은 다분히 정치적으로 의도된 행동이다. 모두 민주당 소속의 의장이라는 사실만으로 의도된 행동임을 짐작게 하고도 남는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4년 전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은 영남권 관문공항을 김해신공항으로 합의한 바 있다. 당시 가덕도 신공항은 국제적 전문기관인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의 타당성 검토에서 밀양보다 뒤진 꼴찌 평가를 받았다. 가덕도 신공항이 다시 절차적 협의나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 않고 마치 신공항 후보로 확정된 듯 밀어붙이는 것은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연결짓지 않고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총리실 검증위원회의 검증만으로 국가의 중대한 국책사업이 손바닥 뒤집듯 바뀐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14개 시도의회 의장들이 이런 내용을 모르고 지지했다면 웃음거리가 될 일이다. 지방의 자치단체장으로서 가덕도 신공항 지지는 본분을 망각한 일일뿐더러 협의체 내 분열을 자초한 일로 앞으로 그 책임도 물어야 한다. 당의 의사를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것보다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명분 있는 일에 나서는 것이 멀리보아 지방정치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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