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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재팬’에 코로나까지… 유니클로 대구동성로중앙점도 폐점

김재욱기자
등록일 2020-04-19 20:05 게재일 2020-04-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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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최대 규모 매장<br/>개점 5년 만에 결국 문닫게 돼<br/>만남의 장소로 유명세 떨치던<br/>추억의 장소 사라져 아쉬움도
폐점 안내를 내건 유니클로 대구 동성로 중앙점.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유니클로 대구 동성로 중앙점이 19일을 끝으로 폐점했다. 지난 2015년 4월 24일 개점한 이후 약 5년 만에 문을 닫게 된 것이다.

대구·경북 지역 유니클로 매장 중 최대 규모로 그 상징적 의미가 컸던 만큼, 동성로 중앙점의 이번 폐점은 여러모로 많은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일단 지난해 한일 무역분쟁에 따른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촉발된 유니클로의 영업난은 전국 매장 대부분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요인이었다. 여기에 대구가 국내 코로나19 확산의 본거지가 되며 여기에 위치한 동성로 중앙점은 그 타격을 두 배로 받았다. 즉,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단기간에 고객들이 급격히 줄어들자 이에 따른 영업 손실 걷잡을 수 없이 커져 폐점 수순을 밟게 된 것으로 보인다.

19일 오후 3시께 유니클로 대구 동성로중앙점. 폐점을 예고한 마지막 날이지만 냉랭한 분위기 속에 방문하는 손님은 거의 찾기 힘들었다.

매장 입구에는 ‘영업종료 안내판’만 덩그러니 서 있었고, 직원들 역시 차분히 마지막 날을 맞이하는 모습이었다.

한 직원은 “지난해 무역분쟁이 있기 전까지는 대구 고객들은 물론, 경북에서까지 매장을 찾아와 직원들이 잠시도 쉴 틈이 없을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노 재팬’ 및 일본 불매운동 릴레이 1인 시위를 매장 앞에서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고객들의 발길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며 “이후 외국관광객들은 관광 온 겸 쇼핑을 하기 위해 찾아줘 어느 정도 운영이 됐었지만, 그마저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매장을 찾는 이를 볼 수가 없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이모(26·여·수성구) 씨는 “지난해 이후 불매운동이 극심해 유니클로에서 물건을 살 때 눈치를 보게 됐다. 마지막 날이라고 해서 할인행사하는 것이 있는가 살펴보러 나왔다”며 “요즘 우리 또래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거의 구매하지 않는다. 하지만, 옷이다 보니 사이즈가 맞는지, 제품이 어떤지 확인한 후 온라인 구매를 위해 가끔 매장을 방문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객 김모(32·여·중구)씨는 “유니클로 동성로 점이 폐업한다는 얘기를 듣고 동성로를 나온 김에 잠시 들렸다. 이 장소는 대구 시민들이면 다 아는 동성로의 중앙인 곳이다. 어릴 때에는 버거킹이었고, 나이가 들고는 유니클로 동성로 점으로 사람들의 만남의 약속 장소로도 유명한 곳이었다”며 “추억 속으로 이 매장이 사라진다니 씁쓸한 기분도 든다. 현재 대구 경제가 이 정도로 악화됐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얼른 대구시민경제가 안정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동성로중앙점 측은 19일 영업종료 이후 환불장소로 유니클로 현대백화점 대구점과 롯데백화점 대구점을 이용할 것을 안내했다.

현재 유니클로는 서울 종로3가점·구로점·월계점 등이 문을 닫았고, 최근에는 부산 홈플러스 가야점 내 유니클로가 폐점을 결정했다. 이어 유니클로 대구 동성로 중앙점이 폐점하며, 지역 내 유니클로 매장은 대구 신세계점, 홈플러스 성서점, 롯데백화점 상인점 등 10곳만 남게 된다.

한편, 동성로중앙점은 개점 당시 일정 금액 이상 구매 고객에게 지역 상권 매장에서 적용 가능한 할인 혜택을 제공했었다. 또 지역 주민을 모델로 섭외하는 등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지난해에는 공로를 인정받아 대구시가 선정한 ‘대구 동성로 친절여행 상점’ 30곳 중 한 곳으로 뽑히기도 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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