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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40도 폭염’… 절절 끓어오른 대구·경북

황영우기자
등록일 2018-07-25 20:58 게재일 2018-07-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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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녕면 40.2도 기록… 대구·포항 12일 연속 ‘열대야 현상’<br />도내 온열질환자 137명으로 늘고 폐사한 가축도 17만마리 <br />최대전력수요도 역대 최고치 기록… 수급 위기 경보 우려

24일 경북 영천시 신녕면의 낮 최고 기온이 마침내 40℃를 넘기는 등 대구 경북이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 경북지역은 14일째 이어지는 폭염특보와 열대야로 온열 질환자와 가축 폐사가 급증하는 등 폭염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대구기상지청은 24일 오후 2시 33분 영천 신녕면의 기온이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측정으로 40.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16년 8월 13일 경산 하양읍에서 AWS 측정으로 40.3℃를 기록한 적이 있다.

이날 경산 하양읍 최고기온은 39.7℃로 영천 신녕면 다음으로 높은 기온을 보였다. 대표 관측 지점에서 측정해 기후 자료로 쓰는 공식 기록을 보면 1942년 8월 1일 대구 40℃가 최고 기록이다.

대표 관측 지점에서 측정한 기온은 오후 3시 기준 경주 39℃, 대구·영천·의성 38.6℃, 안동 37.8℃ 등을 기록했다.

이같은 폭염으로 온열환자와 가축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24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까지 경북 도내에서 발생한 온열 질환자는 137명으로 전날 128명보다 9명이 늘었다. 이 가운데 117명은 병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고 19명은 입원 중이다. 사망자는 공식 집계로 1명이다.

경북의 폭염으로 인한 가축피해도 하루 만에 3만 마리 이상이 폐사했다. 오후 3시까지 영양·울릉군을 제외한 21개 시·군에서 폐사한 가축은 17만6천526 마리에 이른다. 닭과 오리가 17만4천111 마리, 돼지가 2천415마리다.

경북도는 축산 농가마다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축사 단열처리, 안개분무시설 가동 등에 나서고 있지만 찜통더위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어서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는 올들어 전국적으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천43명으로 전년 동기간(5월 20일∼7월 21일) 대비 61%(397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한 주(7월 15∼21일) 동안 전체 온열질환자의 약 절반인 556명이 발생해 급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온열질환 사망자 10명 중 7명이 지난 한 주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발생한 온열질환 종류로는 열탈진(52.3%), 열사병(25.1%), 열경련(11.8%), 열실신(7.5%), 기타(3.3%) 순으로 나타났으며, 발생 장소로는 야외작업(292명)과 논·밭일(162명) 중에 가장 많은 환자가 나타났고(43.5%), 길가, 공원 등 야외 활동(420명, 40.3%), 실내(169명, 16.2%) 순으로 많았다.

발생 시간대를 보면, 온열질환자의 절반인 541건이 정오∼오후 5시 사이에 발생했으며, 오후 5시∼6시에도 101건이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경남(165명), 경기(125명), 경북(116명) 순으로 많았고,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곳은 경남, 경북, 울산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는 건강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므로 물 자주 마시기, 그늘·바람 등으로 시원하게 하기, 더운 시간대 휴식하기 등 건강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폭염 시에는 일반적으로 뜨거운 열을 피하기 위해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으나, 실내 냉방기기 사용이 어려운 경우 등에는 전국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무더위 쉼터’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기록적인 폭염과 함께 열대야 현상도 이어지며 시민들의 잠못드는 밤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4일 오전 7시까지 밤사이 최저기온은 대구 26.7℃, 포항 27.6℃로 나란히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대구와 포항은 지난 12일을 시작으로 12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전국이 폭염 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전국 낮 최고 기온이 평년보다 4∼7℃ 높은 35℃ 이상 오르면서 무더위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다”고 전했다.

재난 수준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최대전력수요가 연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전력수급 위기 경보가 우려되고 있다.

2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오후 2∼3시 순간전력수요 평균) 전력수요가 9천177만kW를 기록했다. 기존 역대 최고치인 전날의 9천70만kW를 넘었다.

여유 전력을 뜻하는 예비력은 692만kW, 전력예비율은 7.5%로 집계됐다. 예비력이 500만kW 이하로 떨어지면 정부는 전력수급 위기경보를 발령하고 가정과 기업에 절전 참여를 호소하게 된다. 이날 예비율은 지난 2016년 8월 8일의 7.1%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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