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자체장·지방의원<br />경선·단수추천 오락가락<br />계파간 알력으로 불협화음<br />
자유한국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의 공천 반발에 이어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도 지방선거 공천을 두고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공천에 탈락한 인사들은 강력한 반발과 함께 대구시당사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가는 등 한국당 대구시당 공천 파동 때와 비슷한 극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합쳐진 바른미래당은 광역·기초단체장보다는 광역·기초의원 할당 문제로 서로 감정의 골이 깊이 패이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공직선거 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위원장 홍의락)는 지난달 30일 남구청장 후보에 김현철(57) 전 남구의원을 공천했다. 하지만, 공천 과정에서 당내 남구청장 경선에 나섰던 최규식 공천 신청자가 영입된 인사의 범죄사실을 거론하면서 “일방적인 영입과 공천이 진행됐다”고 반발했다. 이후 이재용 대구시당위원장이 최 신청자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였고, 이어 재심신청과 원상회복 등의 과정으로 진행돼 마치 한국당 동구청장 공천을 다시 보는 듯하다.
대구 달서구 아선거구 기초의원 공천도 공천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곳에서는 3명의 공천 신청자가 있었지만, 김태형 후보자를 단수 추천하자 탈락한 2명의 신청자가 당원들에게 호소문을 보낸 뒤 당사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는 등 강경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 이 지역 역시 당초 3명이 당내 경선에 나섰으나 보류됐다가 다시 추가모집으로 2명이 더 신청했는데도 최종적으로 김 신청자를 단수 후보로 공천했다. 그러자 탈락한 2명의 공천 신청자가 재심청구에 나서 대구재심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다시 3명을 중심으로 경선 결정이 났다. 하지만, 중앙 최고회의에서 다시 재심결정을 기각하는 등 무려 6차례에 걸쳐 결정이 번복되는 사태를 빚었다.
공천 탈락자인 박병주·정정남 신청자는 호소문을 통해 “당헌 당규에 경선이 우선이라고 명기돼 있음에도 중앙 최고회의에서 경선을 기각한 것은 영남권 최고위원의 입김 때문”이라며 “아마도 실력자의 조카를 공천하기 위해 경선을 배제하고 단수 공천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대구시당은 현재 공천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구청장 공천과정에서 시당 수석대변인을 맡았던 인사를 배제하고 현역 대구시의원을 공천했다. 이에 공천 탈락자는 “특별한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경선도 실시하지 않고 별다른 이유없이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성명을 발표했다. 바른미래당 대구시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위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합쳐지는 과정에서 광역·기초의원 공천 할당문제로 상당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대구 동구지역의 모 광역의원 신청자의 경우 범죄 전력이 알려졌지만, 과거 국민의당 대구시당 인사들이 자신의 몫으로 할당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하면서 바른정당 인사들과의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은 “대구 동구의 경우 바른미래당의 전략지구인 만큼 흠집 없는 인사를 공천해 유승민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맞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국민의당 소속 인사들은 “당대당 합당을 한 만큼 당에 대한 지분행사는 당연한 것”이라는 반응이다. 양당 출신 당원간 힘겨루기가 갈등양상으로 번질 조짐이다. 앞으로 바른미래당 공관위가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당내 내홍으로 번질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지역 정가 관계자는 “과거보다 민주당 지원자가 많아지고 대구지역 분위기도 상승하는 상황이다 보니 지방선거 당내 후보를 선점하려는 당내 계파 간 알력이 표면으로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바른미래당은 갑자기 당대당 통합을 하다 보니 이에 따른 불협화음이 지방선거 공천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