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패배 한국당 후보들<br />결과 납득할 수 없다 주장<br />조작 가능성 잇따라 제기<br />검찰 수사요청 등 움직임<br />
정당의 공천 수단으로 이용되는 여론조사의 신뢰성이 법정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경선에 참여한 상당수 후보들이 경선 여론조사의 신뢰성 문제를 잇따라 제기하고 나서는 등 공천 잡음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경선 탈락한 일부후보들이 경선 여론조사에서 불공정한 행위가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검찰 조사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자칫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당선무효 사태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경북도의원 포항시 제6선거구(연일읍·대송면·상대동)에 출마한 문명호 예비후보는 1일 자유한국당 측이 불공정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문 예비후보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경선 여론조사가 진행된 지난달 26∼27일 일반시민 및 책임당원들이 저에게 투표권을 행사했다는 전화연락을 한 것을 체크했다. 이를 실제 투표율과 비교한 결과 납득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며 “상대후보에게 0.05% 차이로 뒤졌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자체적으로 조사한 바로는 제가 일방적으로 앞서는 것으로 확인했다. 경선과정에서 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의심된다”고 전했다.
이어 “변호사 법률자문을 얻어 빠른 시일 내에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에 불공정 여론조사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할 방침”이라며 “자유한국당이 이번 여론조사와 같은 시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행위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도록 불법행위를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같은날 장대진 안동시장 예비후보는 안동시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여론조사 조작 가능성을 주장했다.
장 예비후보는 “지난달 25일부터 실시한 책임당원 여론조사에서 실제 전화를 받은 당원은 1천200여명 정도고, 75%에 해당하는 나머지 4천500여명은 전화를 받지 못했다”며 “그런데도 여론조사기관에서는 책임당원 모두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날 휴대전화 3대를 동원해 가상 여론조사 시연까지 직접 선보이며 자신의 주장이 사실임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장 후보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도모한 일이거나 그렇지 않고 단순히 기술적 결함으로 발생한 단순한 실수라고 하더라도 이는 명백한 투표 방해 행위이다”며 “이번 일과 관련해 당원의 민심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재경선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위영 상주시장 예비후보도 이날 상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자유한국당 경북도당이 실시한 상주시장 후보 경선 여론조사에 대해 이의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윤 예비후보는 “경선에 참여한 후보자간 합의서 의해 후보자들은 여론조사 경선일인 지난달 27일과 28일은 어떠한 방법으로든 선거운동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하지만 A후보는 합의사항을 어기고 문자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달 28일 진행된 책임당원 여론조사에서 2번 문항인 ‘자유한국당 당원이십니까?’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을 선택한 직후 바로 통화가 끊어지는 사례가 많아 여론조사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조사기관을 신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합의사항을 어긴 A후보의 자격을 박탈하고 자유한국당이 여론조사 결과를 상세히 공표해 오류가 난 부분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구미와 영주 등지에서도 낙천자들이 불공정 여론조사 문제를 제기했다.
구미시장 선거에 출마한 김봉재, 김석호 예비후보는 지난달 24일 불공정한 컷오프 여론조사 결과의 원천무효를 위해 공동전선을 형성해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여론조사 당시 성별과 연령, 지역별 비례할당 및 가중값 부여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으나 지켜지지 않았고, 관공서가 포함된 여론조사가 실시된 만큼 이번 여론조사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영주시장 공천은 여론조사 공정성 시비에 휘말려 여론조사가 다시 진행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영주지역 당원 등 150여명은 자유한국당 경북도당을 찾아 A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여론조사는 공정하지 못한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한국당 경북공관위는 같은날 오후 4시 경선에 참여한 박남서, 박성만, 장욱현, 최영섭 후보를 불러 여론조사 재실시에 대한 후보들의 합의를 이끌어 냈다.
결국 재조사를 통해 지난달 28일 장욱현 현 영주시장이 최종 후보로 낙점됐다.
/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손병현기자why@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