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오징어 `국적세탁` 강력 단속을

등록일 2018-03-07 21:17 게재일 2018-03-07 19면
스크랩버튼
오징어의 원산지를 속여 시장에 유통시키는 `국적세탁`이 만연하고 있어 강력한 단속이 시급하다. 중국어선들의 북한수역 오징어 남획에 따른 어자원 고갈 등으로 국내 어선들의 어획량이 급감하고, 중국산 오징어가 역수입되는 등의 비정상적인 현상이 동시다발로 일어나면서 어민과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가 중국, 일본과의 어업협상에 이런 문제들을 의제에 올리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나라 오징어 생산량이 최근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근해 및 원양산을 포함한 2017년 국내 전체 오징어 생산량은 12만82t으로 2016년 14만9천267t에 비해 20%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생산량 중 국내 오징어 어획량은 8만t에 불과해 2016년 12만t보다 약 33%나 급감했다.

오징어 주산지인 경북 동해안 어민들의 사정은 심각하다. 지난해 경북도내 전체 오징어 어획량은 1만9천442t으로 2016년 2만9천305t보다 33%가 감소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이 같은 현상을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 조업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북한 동해안의 쌍끌이 조업을 위해 북상한 중국어선은 1천709척으로 2016년 1천268척보다 약 35%나 급증한 것으로 추산됐다.

국내 오징어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수입산 오징어가 대거 반입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오징어 수입량(10만1천t)과 수입액(2억7천만 달러)은 각각 전년대비 33.5%와 34% 급증했다. 특히 중국산 오징어는 무려 117%나 증가한 1억200만 달러 상당의 물량이 수입됐다.

국내산 오징어는 1축(1㎏기준 20마리)에 5만5천~6만원에 유통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산 건조 오징어는 1축에 4만5천~5만원에 거래된다. 이처럼 중국어선이 북한수역에서 잡은 오징어가 싼 이유는 우리 어선들은 채낚기(낚시)로 잡지만 중국어선은 그물을 이용해 싹쓸이하기 때문에 유류대, 인건비가 절감되기 때문이다. 국내산만 취급해 오던 업자들은 저가 중국산이 들어오면서 판로를 잃게 됐다며 법적대응까지 준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포항시가 중국산 냉동 오징어 건조업자에게 `탱깃대` 지원금 명목으로 보조금(가구당 100만원 정도)까지 지원해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다. 오징어조합 관계자는 “포항시가 국내산도 아닌 중국산 냉동 오징어까지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유통 가공업자들이 수입품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폭리를 취하는 포대갈이 수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산물 `국적세탁` 범죄는 무고한 국내 어민과 양심적인 재가공 업체는 물론 소비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힌다. 당국이 시급히 나서서 집중단속을 펼치는 등 근절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김경아의 푸른 돋보기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