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평창동계올림픽이 한창 진행 중이다. 필자도 평창올림픽의 다양한 경기들을 열심히 TV로 시청 중이다. 한국 선수들의 경기뿐만 아니라 외국 선수들의 경기도 가끔 보게 된다. 그 중에서 필자의 마음에 들어온 두 명의 선수가 있다. 한 명은 쇼트트랙으로 금메달을 딴 임효준 선수(한국)이고 다른 한 명은 피겨스케이팅 페어에서 금메달을 딴 알리오나 사브첸코 선수(독일)이다. 이 둘은 7전 8기의 정신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임효준 선수는 쇼트트랙 1천500m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언론에서 `7전 8기`의 선수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그가 초등학교 때 선수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7차례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정강이뼈가 골절되었고, 고2 때는 오른쪽 발목이 부러져 수술을 받았다. 이후에도 그는 발목 인대 파열상, 허리 압박골절, 그리고 손목 등을 다쳐 총 7차례나 수술을 받았다.
많은 꿈나무 선수들이 운동을 포기하는 이유가 부상이다. 선수 생활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힘든 재활치료를 거쳐야 하고, 훈련 공백을 극복하고 기량을 전 상태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쇼트트랙은 내부 경쟁이 매우 치열하기 때문에 이러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꾸준한 자기 관리와 기복 없는 경기 능력이 필요하다.
임효준 선수가 잦은 부상을 극복하고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과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갖은 부상이라는 불운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런 소망과 의지를 갖고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데는 그의 뛰어난 기량도 받침이 되었다. 작년에도 부상으로 그는 쇼트트랙 월드컵 2, 3차전을 불참할 정도였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전체 1위로 올림픽 티켓을 획득했다.
피겨스케이팅의 페어 종목 독일팀의 한 명인 알리오나 사브첸코도 7전 8기의 주인공이 될 만하다. 현재 사브첸코 선수는 1984년 1월생으로 만34세이다. 보통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의 전성기가 10대 후반 20대 초반인 것을 고려할 때 사브첸코 선수는 피겨 스케이터로는 매우 나이가 많은 편이다. 나이가 많은 만큼 그녀는 지금까지 5번의 동계올림픽을 경험했는데, 5번째 참가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손에 거머쥐었다.
알리오나 사브첸코는 이전에도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경험이 있지만, 금메달은 아니었다. 알리오나 사브첸코는 로빈 졸코비와 짝을 이뤄 2010 밴쿠버 올림픽과 2014 소치 올림픽에서 연달아 동메달을 딴 적이 있다. 만약 필자가 사브첸코 선수라면 두 번의 동메달에 만족하고 피겨스케이팅을 은퇴했을 것 같다. 하지만 사브센코 선수는 파트너를 바꿔서 올림픽에 다시 참가했고, 결국은 금메달을 땄다. 두 선수 모두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금메달을 땄다는 공통점이 있다. 임효준 선수는 잦은 부상으로 인한 훈련 공백을 극복하고 선수로서의 기량을 높여왔고, 사브첸코 선수는 피겨선수로서는 환갑에 가까운 나이를 극복하고 훌륭하게 자기의 기량을 유지 향상시켜왔다. 두 선수 모두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기까지 누구보다 피나는 노력을 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누울 곳을 보고 발을 뻗으라`는 속담이 있듯이 자신의 능력을 무시한 채 무작정 7전 8기를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두 선수들은 모두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고 `운`의 영향으로 일찍 금메달을 못 딴 것뿐이다. 이들 선수의 경우처럼,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인데 노력이 부족해서 혹은 운의 영향으로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했다면 섣불리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두 선수가 필자의 마음에 들어온 것은 필자도 요즘 `7전 8기`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 선수처럼 필자도 이번에는 마음먹은 일을 무슨 일이 있어도 꼭 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