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일 정부에서 새로운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였다. 정부는 집값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서울 25개구 전체와 과천시, 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강남, 서초, 송파 등 11개구와 세종시는 투기지역으로 분류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은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할 때 대출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10%씩 낮아지고, 양도소득세도 50~60%를 내야한다. 과연 이 정책으로 한국의 집값이 안정될 수 있을까?
일단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천안 지역은 대출 규제 지구로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의 새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 다들 관망하는 분위기이다. 천안은 최근 건설 중인 신도시 한 곳 외에 다른 분양 지구는 미분양이 많고, 기존 집들은 다 조금씩 하락하는 상황이라 어찌 보면 과열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 신도시의 경우를 보면 분양권 거래를 통한 차액을 노리는 다주택자들이 있고 이 사람들이 집값을 올리는 주범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신도시에서는 일부 사람들이 프리미엄 상승을 부추기는 아파트 단지가 몇 개 있는데, 이 단지들의 비싼 분양가로 인해서 다수의 분양권은 소위 투자자에게 넘어갔다. 이들 투자자들은 인터넷 게시판에서 아파트의 가치를 매일 선전하며 세종시 아파트처럼 프리미엄이 1억 이상 가야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사람들이 천안에 그런 집값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하면 집값 올라가면 다들 좋은 거 아니냐고 반박한다.
필자는 8·2 대책 덕분에 세종시처럼 천안의 집값이 올라가야 하며 올라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왜냐하면 8·2 대책으로 세종시의 입주 예정 아파트의 프리미엄이 하루 사이에 5천만 원이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것만으로도 주변 도시의 집값 안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8월 7일자 한 경제신문의 기사를 보면 서울의 투기 세력의 목표가 무엇인지 대충 짐작이 된다. 서울에 대규모 공원이 조성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하여 이곳 아파트 분양가를 평당 1억 이상으로 만들고 덩달아 강남 지역의 아파트의 평단가도 평균 1억 원대로 만드는 것이다.
이 투기세력은 서울 집값도 뉴욕의 맨해튼 가격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인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뉴욕의 맨해튼은 센트럴 파크라는 대규모 공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만 서울은 그런 지역이 없어서 뉴욕 수준의 집값이 나오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 공원 조성과 유지를 위해서 지역주민들이 상당한 비용을 분담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서울에서 대규모 공원이 조성 가능한 곳은 예전에 미군부대가 있었던 지역으로 예전에 필자가 모 은행 부동산 전문가의 강의를 들었을 때 강력하게 추천받았던 곳이다. 하지만 소위 투기 세력들은 얼마 전까지 재건축 불패를 주장하면서, 정부가 공원을 조성케 하고 운영도 세금으로 하게 하면서 집값 상승의 이익은 자기들이 독식하겠다는 행복한 꿈을 꾸고 있는 중이었다.
8·2 대책으로 인해서 며칠 사이에 서울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에서 3억이 내린 가격으로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만약 정부가 집값 안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면 서울의 투자세력들은 서울 강남 아파트 평단가 1억 이상을 목표로 자신들의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해 나갔을 것이다. 지금도 이 계획은 잠시 유예되었지 포기한 건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 일부 언론에서는 8·2 부동산 대책이 전 노무현 정부 시절 부동산 정책의 재탕이라며 그 때처럼 실패하기를 바라는 눈치를 숨기지 않고 있다. 그래야 문재인 정부도 상처를 입고, 지지율 하락과 함께 다른 정책 추진에도 힘이 빠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필자는 이번 정책이 꼭 성공해서 다수에게 미래가 있는 대한민국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