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상파나 케이블 TV 채널의 오락프로그램을 통해서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생활이 소개되고 높은 시청률을 얻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주로 즐기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방송하는 것을 계기로 “욜로 문화”라는 용어가 언론 매체를 통해서 대중화되고 있다. 욜로 문화를 어떻게 봐야만 하는 걸까?
욜로(YOLO)는 “당신은 오직 한 번만 산다”(You Only Live Once)에서 해당 영어 단어의 앞글자만 딴 것이다. 오직 한 번만 사는 인생이니까, 지금을 즐기면서 살자는 메시지가 이 안에 담겨 있다. 현재 욜로 문화는 20, 30대가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기보다 오늘에 집중하려는 태도가 이 문화에 반영되어 있다.
미디어가 묘사하는 욜로족의 삶은 취업 준비를 하는 대신에 1년간 세계여행을 떠나고,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에 돈을 아끼지 않고 소비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미디어가 묘사하는 욜로족들은 모두 행복해 보인다. 이런 삶을 사는 사람들은 내 집 마련 혹은 노후 준비보다 지금 당장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취미 생활이나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자기 계발 등에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하지만, 욜로 문화에 비판적인 비평가들은 욜로 문화는 현재의 저성장과 낮은 취업률로 20, 30대들이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기 어려운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20, 30대들이 미래를 계획할 수 없으니 현재를 즐기자는 쪽을 어쩔 수 없이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욜로 문화는 작년과 재작년에 미디어에서 유행했던 미니멀 라이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집과 같이 비싼 것을 사기 위해서 근검절약하는 대신에 여행이나 취미 같이 재미있지만 상대적으로 값싼 것을 소비한다는 점에서 둘은 비슷하다. 과거 필자는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칼럼에서 욜로 문화에 비판적인 비평가들과 비슷한 논조로 말했다.
20, 30대에게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은 남녀 상관없이 취업과 결혼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안정된 삶이란 가족을 부양할 만한 수입이 생기는 직장에 취업을 하고, 여자 친구 혹은 남자 친구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교육하고 등과 같은 일련의 과정들을 포함한다. 욜로족들은 이 중 많은 것을 생략하고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는 적당한 파트너와 함께 즐기면서 살겠다는 것이다.
사회의 재생산이라는 면에서 욜로 문화의 대중화는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 이것은 취업, 결혼, 가정 생활이라는 재생산의 토대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3포 세대니, 5포 세대니 하는 용어가 유행했던 것처럼 이미 우리 사회 자체가 재생산 기능을 많이 상실하고 있다. 욜로 문화는 이처럼 재생산 기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사회에 어떻든 적응하려는 젊은 세대의 몸부림인지도 모른다.
필자의 부모 세대만 해도 인생의 성공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어서, 그것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실패자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이들의 시선에서 보면 20, 30대의 다수는 실패 대기자들쯤 된다. 그렇다고 20, 30대들이 “나는 이미 글렀으니까” 하고 페시미즘에 젖어서 우울해 할 수만은 없는 것 아닌가?
욜로 문화는 20, 30대들이 우울해 보일 수도 있는 자신의 현실을 최대한 긍정하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자기 인생의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면을 좀 더 부각해 보고자 하는 노력이다. 욜로 문화로 인해서 젊은 세대들이 좀 더 즐거워질 수 있다면, 사회가 감당해야 할 스트레스의 총량이 주는 것이므로 사회적 측면에서도 이익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단순히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소비문화로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