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대경硏 지역경제세미나<BR>포항·경주 가속기 인프라<BR>미래 성장동력 잠재력 충분<BR>신소재 관련 클러스터 조성<BR>포항硏, 국가기관화 지적도
지역 신성장동력으로 경북 3대 가속기를 활용한 `가속기생태계`조성방안이 제시됐다. 포항 철강산업 위기를 본보기 삼아 가속기 산업의 초기단계부터 다양한 수요와 공급에 대비할 수 있는 미래전략산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본부장 이원기)와 대구경북연구원(원장 이주석)은 20일 2017년 지역경제세미나를 공동 개최하고 `포항의 첨단과학기술과 미래전략산업의 태동`을 주제로 가속기 연구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미래전략산업 육성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경북지역에는 포항의 3·4세대 방사광가속기와 경주 양성자가속기까지 총 3대가 구축된 가운데 이미 가속기 산업발전을 위한 성장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정부가 첨단과학 기술의 추격자에서 선도자로의 전환을 위해 가속기 산업을 4대 핵심 연구분야에 포함시키면서 경북도가 포항·경주 가속기 인프라를 기반으로 미래성장동력 창출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경북도는 4세대 가속기 건설완료와 더불어 장비 국산화율도 60% 이상 달성하면서 앞으로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절감 효과도 클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가속기 공급 부문에서 거둔 성과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가속기연구소에 따르면, 지역 내 일부 가속기 부품업체는 인도에 100만달러 수출 계약을 성사했다. 이와 함께 자체기술로 국산화에 성공한 공동형 전자빔 위치측정기는 가속기 선진국인 미국(SLAC)의 우수성능 검증을 통과했다.
전문가들은 경북 3대 가속기 구축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 및 그린 신소재산업을 신산업 육성방안으로 제시했다. 가속기 연구를 통해 기존에 불가능했던 생체분자 구조를 규명하고 신약개발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포항가속기연구소는 포스텍 등과 협력해 오는 2021년까지 355억원 규모의 NBA(Next generation Bio/Accelerator)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열린 제2차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9대 국가 전략프로젝트에 바이오와 신약이 포함되면서 NBA프로젝트 성공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더욱이 포항시는 가속기 클러스터 조성을 목표로 지난 2월 가속기클러스터협의회를 출범한 데 이어 가속기를 활용한 5대 핵심산업으로 △바이오 △첨단신소재 △로봇융합 △해양에너지 △ICT융복합을 본격 육성할 방침이다. 이에 포스텍 동문기업이자 국내 바이오 벤처의 선두주자인 ㈜제넥신과 가속기 활용을 위한 합자회사(SL-Postech)를 설립, 자궁경부전암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포항가속기연구소 방사광연구단 김재영 단장은 “이미 경북도는 가속기 인프라 및 관련 연구기관이 자리 잡아 신소재산업에 대한 발전 잠재력을 보유한 상태”라며 “가속기 기반 신소재산업 발전을 통한 경북도의 지역산업 클러스터 육성을 위해 효과적인 추진전략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속기 산업이 고(高) 성장성을 지니고 경제적 파급 효과가 높은 만큼 향후 국제간 협약, 연구 협력 등에도 많은 한계와 난관이 예상되는 가운데 무엇보다 포항가속기연구소를 국가연구기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부분 선진국들이 가속기 연구기관을 국가기관으로 지정, 국가정책 관련 우선적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국가 간 연구협력 강화와 외국인연구자 유치 등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 제도적 지원체계도 필요하다. 특히 한국은 아직 미국, 일본 등에 비해 가속기 공급업체 수가 적고 전문분야도 제한적인 만큼 가속기 클러스터 구축 시 방사광가속기에만 한정하지 않고 사업영역 확대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김진홍 기획조사팀장은 “가속기 기반 연구개발의 경제파급 효과가 전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다양한 산업 또는 기업과의 연계협력을 통해 확장성 높은 가속기 산업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