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지난 5월 4일과 5일에 있었던 사전투표에서 약 1천107만여명이 투표하였는데, 이는 전체 유권자의 26.6%에 해당한다. 이 같은 높은 투표율은 국민들의 정치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가 지난번 선거와 다른 점은 많은 후보가 나왔다는 점이다. 제18대 선거는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의 양자대결이었지만, 이번에는 5명의 유력 후보들이 함께 대통령 후보 토론회도 하면서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처럼 후보들이 많아지면서 국민들도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다. 주위의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다들 서로 다른 대답을 한다. 여론조사 결과처럼 문재인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안철수와 홍준표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도 있다. 또한 TV토론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준 심상정, 유승민 후보에 대한 지지자도 있다.
이처럼 유권자들이 누구를 뽑을까 고민할 수 있는 것은 이번 선거가 지난번처럼 2강 구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5번의 대통령 후보 TV토론회 등을 통해서 각 후보들의 정치적 입장과 정책들을 보면서 국민들은 자신을 대변하는 후보를 찾지 못하는 답답함을 과거보다 적게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후보들의 정책을 비교하면서 우리 사회를 이끌어나갈 방향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할 수 있었다.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서 정치 평론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이번 선거는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산업화 시대와 공식적으로 결별하는 시점이다. 지난 세기 말부터 우리 사회는 산업화 시대에서 벗어나 소위 정보화 사회로 진입하였다. 하지만 국민들은 정보화 시대의 의미를 문자로는 이해했지만 마음으로는 이해하지 못했다. 국민들은 낮은 경제 성장률과 높은 실업률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정치가의 출현을 기대했고, 산업화 시대를 상징하는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해결자로 선택했다. 하지만 이 두 분은 결국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시대는 제3차 산업혁명을 넘어서 제4차 산업혁명으로 나아가는데, 국민들이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처와 자신들의 생존문제의 해결을 산업화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들에게 맡겼던 것이다. 이러한 시대착오적 선택은 마치 산업혁명 시대 노동자들이 가혹한 공장노동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기계를 파괴했던 것과 유사하다. 기계를 파괴한다고 자본주의화가 멈출 리 없는 것처럼 과거 회귀적 방법으로 사회의 변화에 제동을 걸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경제 성장률을 높여 그 혜택을 국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발상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국민들은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과거 산업화 시대처럼 국가가 경제개발을 주도하는 하는 것이 불가능한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오히려 국가의 임무는 국가의 재원을 어떻게 확보하고 그것을 어떻게 분배하여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보통 진보는 변화를 추구하고 보수는 현재 상황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국민들은 몇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변화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고, 이것이 현재의 진보 우위의 정치 구도를 만들었다. 과거와 같은 색깔론, 북풍 등이 이번 선거에서 먹히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우리들은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시대에 맞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후보를 제19대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 하늘이 우리에게 준 기회를 놓치지 말고 우리를 위해, 미래를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