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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에 `해적선` 활개… 무법행위 소탕해야

등록일 2017-03-10 02:01 게재일 2017-03-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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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동해안에서 `바다 도둑질`이 활개를 치고 있다는 소식이다. 현대판 `해적`들이나 다름없는 이들 무법자들은 어구와 어획물을 훔쳐가는 것은 물론 자신들의 조업에 방해된다고 남의 어구를 칼로 자르는 등 고의로 훼손하는 범죄까지도 만연하고 있다.

가뜩이나 어획량 감소로 시름에 빠진 지역어민들을 울리는 이 같은 얌체 짓은 하루빨리 근절돼야 한다. 당국은 어업현장의 무법행위를 일제 소탕하여 질서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8일 포항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최근 3년(2014~2016년)간 경북 동해안에서는 총 27건의 어구절도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발생한 사건은 모두 12건으로서 2014년 6건보다 2배 증가하는 등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망망대해에서 벌어지는 범죄라는 특성 때문에 피해 어민들이 검거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으로 신고를 아예 기피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피해는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북 동해안은 대게와 홍게잡이 어선이 많아 피해금액도 다른 지역보다 높다. 지난해 집계된 어구 도난 총 피해금액은 총 4억5천500만원에 이를 만큼 한 번 어구를 도난당하면 피해액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른다.

실제로 지난해 3월 28일 울진 죽변항 동방 9마일 해상에서 통발 1만840개를 도난당한 A씨는 1억2천400만원의 피해를 봤다. 다른 어민의 어구를 칼로 자르거나 겹치기 투망을 일삼는 등 어구손괴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2시께에는 저인망어선 B호(35t·경주 감포 선적) 선장 B씨(57)가 울진 후포항 북동방 약 12마일 해상에서 저인망조업을 하면서 다른 어선이 쳐놓은 대게자망그물을 칼로 자르는 등 고의로 훼손한 혐의로 해경에 붙잡혔다.

최근 3년간 경북 동해안에서는 총 77건의 어구손괴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015년에는 34건이 발생해 전년(12건)보다 183%나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31건이나 발생, 어자원 고갈에 따른 지역어민 간 `조업 전쟁`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별로는 울진이 34건으로 갈등이 가장 많은 조업구역으로 나타났고, 포항(19건)·영덕(18건)·경주(3건) 등의 순이다.

바다의 특성상 CCTV 등 감시시스템 부족으로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경의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바다 도둑`들이 설치는 무질서 현상은 결코 방치할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범죄는 짓지 말아야 한다는 질서의식을 고양시킬 필요도 있다. 남의 피땀을 훔쳐 이익을 취하는 행위가 용납되고 확산되는 현상은 근절돼야 한다.

당국이 결연한 의지를 갖고 선량한 어민들의 노심초사를 덜어주어야 할 것이다. 사회정의를 유지하는 공무에는 변명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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