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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항 부실공사 의혹, 진실 철저히 가려야

등록일 2016-12-30 02:01 게재일 2016-12-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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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5일 완공된 `포항공항 활주로 재포장 공사`가 불법·부실공사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충격이다. 제기된 의혹은 시공사인 영진종합건설㈜이 애초부터 불가능에 가까웠던 공사 기일을 맞추기 위해 핵심 골재인 바다모래의 시험성적서를 위조하는 등 갖가지 불법을 자행했으며, 감리를 맡은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건설관리공사는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는 내용이다.

포항공항 활주로 재포장 공사 당시 시공사 측 현장근무자였던 A씨가 28일 본지에 제보한 내용에 따르면 시공사는 KS기준(Korean Industrial Standard, 한국산업규격)을 통과하기 위해 수십 차례에 걸쳐 시험성적서를 위·변조하는 등 불법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또한, 현장을 철저히 감독해야 할 감리단은 이를 알고서도 묵인했다는 의혹도 포함돼 있다.

A씨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5개월간 노면 재포장 공사를 위해 바다모래 2만1천㎥를 들여와 사전 입도시험을 실시했다. 그러나 해당 골재는 입도(굵기)시험에서 KS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현장소장은 시험 일지 조작을 지시했고, 부하 직원들은 소장의 지시대로 컴퓨터를 이용해 일일이 통과율을 조정했다. 이러한 성적표 조작은 차단층, 배수층, 린 콘크리트, 기계콘크리트 등 4공정 모두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A씨는 또 현장소장이 골재 입도시험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조작을 시도, 레미콘의 골재 배합비율 등을 기준치에 맞게 조정해주는 프로그램인 `B/P프로그램` 구입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300만원정도 가격에 구입직전까지 갔으나, 세금계산서 문제로 구입을 하지 못해 자체적으로 조작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이러한 불법시공 등을 덮기 위해 업체 관계자는 감리단 측 현장 실무자에게 향응을 제공했다는 것이 A씨의 폭로내용이다.

공사과정에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권고사직을 당했다는 A씨는 지난 23일 국방시설본부 경상시설단에 포항공항 활주로 재포장 공사 진행과정에서 발생한 불법, 부실시공과 향응 제공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접수했다. 1970년 2월 개항한 포항공항은 지난 2014년 6월부터 약 1천50억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올 3월 말까지 활주로 재포장 공사를 진행, 46년 만에 새롭게 태어났다.

A씨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영진종합건설 측과 감리단 측은 모두 극구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일도 아니고, 제기된 의혹이 초대형 사고와 직결돼 있는 공항 활주로 안전 문제인 만큼 유야무야 넘어갈 수는 없다. 관계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정밀시험을 통해서 의혹의 옳고 그름을 하루빨리 가려내어 안전성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공항 같은 핵심시설에 `부실공사` 의혹이라니, 이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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