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개월간 시리아 북부 도시 알레포는 지옥의 불바다였다. 러시아 전폭기가 1만8천800번 출격해 반군 3만5천명을 제거하고 훈련캠프 725곳과 무기공장 405곳을 파괴했다. 그 지옥에서 탈출한 일가족이 있다. 터키는 알레포에서 가장 가까운 국가여서 터키정부가 이들을 구해냈다. 영어 교사인 어머니는 트위터를 개설했고, 7살 난 장녀 바니는 알레포의 참상을 매일 바깥 세상에 알렸다. 팔로어는 36만명을 넘었다. 그 속에 터키 정부도 포함됐다. “반군들이 많이 죽고 나머지는 도망갑니다”란 바니의 전언을 듣고 터키는 곧바로 군용 트럭을 보냈다.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영국에서 의학을 배운 안과의사였고, 2000년 아버지가 죽자 자리를 물려받았다. 집권 초기에는 개혁정책으로 `시리아의 희망`이란 소리도 들었으나 몇년이 지나자 폭군으로 변했다. 비판의 소리를 듣지 못해 강압정치를 자행했다. 2007년 대선 때는 투표장에 무장한 친위대를 배치해 공포분위기를 조성, 97.6%의 득표로 재선했다. 반군이 들고 일어나자 그는 무자비하게 학살하고 화학무기까지 사용했다. 이때 반군이 조직됐고, 내전상태로 들어갔다.
여기에 외세가 거들고 나섰다. 이웃 터키는 반군 편이고 러시아는 정부군을 편들었다. 집안싸움이 동네싸움으로 번지면서 “세계대전으로 번지는 것 아닌가”란 말까지 나왔고 유엔도 어떻게 손을 쓸지 몰라 머뭇거릴때, 러시아가 정부군을 도와 반군의 근거지 알레포를 공습했다. 그러나 유엔은 알 아사드 대통령을 `전범 1호`로 친다. 그의 폭압정치를 내전의 원인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 미 대통령은 화끈하게 반군을 지원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틈에 푸틴이 선수를 쳤다.
푸틴과 오바마, 두 지도자의 성격은 확연히 달랐고, 세상은 `과감·화끈한 지도자`를 선호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시리아의 문제는 끝난 것이 아니다. 반군은 다른 도시에서 둥지를 새로 짓는 중이고 북동부지역에는 IS의 근거지가 있다. 이슬람 국가들은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는 화약고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