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의회의 파행을 지켜본 시민들은 상임위와 특위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가 계수조정 때만 들어온 의원들이 누구인지 반드시 밝혀 의회가 왜 필요한 기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시민들은 지역 시민단체들이 이런 사안들을 면밀히 검토해 지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자질 없는 시의원들이 누구인지 찾아내어 다시는 이런 사람들이 시의원이 될 수 없게 해야 한다는 맹비판까지 내놓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 불참한 김근아 예결특위 위원장은 1년 전 암 수술로 인해 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본회의 전날 계수조정을 새벽 2시가 넘도록 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응급실에 가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 의원이 본회의 이튿날인 17일 이재명 성남시장 거리강연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지 20년이 지났고 기초의회가 부활한 지 올해로 25년이 됐지만 풀뿌리 민주주의는 여전히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일부 기초의회 의원들의 불성실과 비리·일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권개입과 금품수수, 갑질, 청탁 등 온갖 추태는 물론 의장단 선거에서 편 갈라 진흙탕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예삿일이 됐다. 나눠먹기 밀실담합, 뒷거래, 자격시비, 폭로 등 낯 뜨거운 감투싸움 또한 가관이다.
풀뿌리민주주의를 갉아먹는 기초의회의 역주행은 근본적인 수술이 시급하다. 오순도순 모여앉아 골목골목의 민생 애로들을 의논하고 해법을 찾아내야 할 기초의원들이 중앙당에 끈이 달려 엉뚱한 정치놀음에 몰두하는 현실부터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무용론(無用論)을 극복하고 참다운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제도 골격의 새로운 설계와 재구성이 절실하다. 좀처럼 적폐를 극복하지 못하는 기초의회 제도는 주민들을 위한 참다운 모습으로 재탄생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