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초 형산강 섬안큰다리 일대에서 채취한 재첩에서 수은이 기준치(0.5㎎/㎏)보다 높은 0.7㎎/㎏와 0.9㎎/㎏이 각각 검출되고, 황어에서도 수은이(0.6㎎/㎏) 검출돼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후 국립수산과학원 조사에서 형산강 하류 섬안큰다리 상·하류 4개 지점 수은(Hg)이 기준치(0.07㎎/㎏)보다 수백~1천 배 이상 초과한 경악할 수치가 나왔다.
민·관 환경대책 협의회가 개최한 9일 토론회에서 포항시는 형산강 본류 및 지류에 대한 형산강 오염도 개황 및 정밀조사 용역 착수, 포항시 낚시통제구역 지정 및 운영조례 제정에 따른 입법예고 추진상황, 포항시 환경기술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환경현안 및 형산강 중금속 오염관리 설명회 개최 등 그동안의 추진경과를 보고했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현장 퇴적물 시료채취에 대한 비교변화 분석자료를 위한 지점선정, 오염배출원에 대한 우선 조사, 현재 진행 중인 형산강 오염원 분포조사를 통한 신중한 사업 진행 필요성이 제기됐다.
협의회 위원들은 국립환경과학원 낙동강 물환경연구소 연구원 4명이 형산강 하류지점 운하관 앞 퇴적물 시료를 채취하는 현장을 확인했다. 이후 포항철강산업단지 수질오염사고 예방을 위한 완충저류시설 및 비점오염저감시설 설치 예정지인 공단유수지를 비롯, 옛 영일정비 삼거리와 철강관리공단 삼거리 구무천 현장도 답사했다.
지난 달 25일에는 경북도와 포항시·경주시가 `형산강 프로젝트`의 첫 결실인 `상생 자전거 길` 개통 행사를 열었다. 자치단체들은 포항과 경주 형산강 구간 7.5㎞를 잇는 자전거 길 개통을 계기로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형산강 프로젝트`는 형산강을 낀 포항과 경주를 동해안 발전 거점으로 키우기 위해 산업, 문화·관광, SOC 분야에서 펼치는 다양한 사업이다.
하지만 지역민들의 꿈과 염원을 담은 이 모든 사업들은 `강(江)`의 건강성이 회복되지 않는 한 한낱 헛꿈에 지나지 않는다. 포항시를 비롯한 인근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자연환경인 형산강을 되살리는 일에 미적거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또 한편 어떤 경우에도 형산강 생태복원 사업이 임기응변, 땜질식으로 추진돼서는 안 된다. 현존하는 오염원을 제거하는 일 못지않게 다시는 오염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영구적인 방지대책도 완수돼야 한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에 실 묶어서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