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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나라의 안정을 바란다

등록일 2016-12-13 02:01 게재일 2016-12-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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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에 사람들은 흔히 인생무상과 권력무상을 말한다. 그럴 때 주로 `다윗왕의 반지`를 생각한다. 왕은 세공사에게 반지를 주며 “좋은 일에 크게 기뻐하지 않고, 나쁜 일에 별로 낙담하지 않을 글귀를 새겨달라” 명을 내렸다. 세공사는 이 무거운 숙제를 안고 고민하다가 지혜로운 솔로몬을 찾아갔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란 글귀를 받아낸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으니 일희일비하지 말고 담담히 대응하라는 뜻이다.

다산 정약용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제자들에게 내린 글에서 “도인을 찾아가 점을 보는 사람이 많다는데 최고의 자리에 있던 사람도 금방 꺾인다. 그 시간이 아침 아니면 저녁으로 한 나절 사이다. 화와 복을 물어볼 필요 없다”하고 “고생스럽게 지낸 사람은 찬양의 대상이 되고, 호화롭게 살아온 사람은 비방의 빌미가 된다. 기림은 나를 괴롭힘에서 생겨나고 헐뜯음은 나를 즐겁게 함에서 발생한다” 했다. 권세를 누리고 부귀영화를 탐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란 것을 다산은 역사적 사례를 들어 말해주었다.

요즘 민주당을 걱정하는 국민이 많다. 국정을 너무 흔든다는 것이다. 안보도 걱정이고 경제도 죽어가는데 마치 점령군이라도 된 것처럼 “너무 나간다”는 것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런 생각을 가지고 침착하게 처신하면 오히려 국민들이 더 든든하게 여길 것이라는 충고도 한다. 문재인 전 대표는 “탄핵이 의결되면 딴말 말고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했는데 주장이 시시각각 달라진다. 당초에는 거국내각을 주장하다가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자 다시 “아니다. 퇴진하라”로 바뀌고, 거부당하자 촛불시위를 앞세워 탄핵정국으로 몰아갔고 가결되자 “즉각 하야하라” 한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 의결이 됐지만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렸고 기각되자 바로 대통령의 권한을 회복했다.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즉각 퇴진`을 주장하지 않았고 오히려 역풍을 맞아 총선에서 참패했다. 지금의 민주당도 그 전철을 밟을 것이 두려운가. 그래서 어서 퇴진하라고 재촉하는가. 국회에서의 탄핵 가결은 `정치적 판단`이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법리적 판단`이다. `감정적 판단`이 배제된 `철저히 법률적 판단`이란 말이다. 미워서 비방을 하는 것과 사법적 유·무죄는 차원이 다르다.

`촛불 분위기`는 차츰 식을 것이다. 시위비용도 점점 바닥을 보일 것이다. 늘 부는 바람은 없고, 식지 않는 냄비는 없다. 이 열기가 식기 전에 대통령이 물러나주면 좋겠지만 그것은 희망사항일 뿐이다. “담담하게 특검과 헌재 판단을 기다리겠다”한 것은 “야당의 뜻대로는 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국정의 안정을 바라는 대다수 국민의 뜻을 받든다면 야당도 신뢰를 더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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