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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反기업 정서가 걱정된다

등록일 2016-11-28 02:01 게재일 2016-11-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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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의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경제다. 증시 투자자들만큼 정세에 민감한 사람도 없다. 지금 대기업들이 검찰에 불려가는 중이다. 최순실게이트에 관련된 기업들이다. “돈 주고 뺨 맞는다”며 볼멘소리를 하지만, 대통령을 뇌물수수죄로 옭아넣기 위해 대기업 총수들을 다그친다.

어느 정권 치고 돈 뜯지 않은 정권이 있으랴 마는 최순실에 관련되니 문제가 더 커졌다. 국회가 특검을 하면 기업 총수들은 또 국회에 불려가 문초를 받게된다. 곤경을 한 두 번 치르는 것이 아니다. 국회 청문회에 불려가면 대외적 이미지가 나빠진다. 기업으로서는 치명상이다. 그래서 국회에 불려나가지 않기 위해 `전담팀`까지 만들어서 조직적으로 로비를 한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야당들은 법인세와 소득세를 인상하겠다고 한다. 박근혜 정부가 기업에 너무 많은 특혜를 준다고 전부터 불만이었는데, 여소야대 정국에다가 여당이 맥을 쓰지 못하는 틈을 노려 `뜻`을 실현시킬 작정이다. 법인세율을 1% 올리면 기업의 부담은 1조2천500억원 늘어나고 야당의 뜻대로 3% 올리면 세부담은 3조7천500억원이 증가한다. 이같은 부담은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고용을 떨어트린다. 심하면 기업을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지로 옮길 생각을 한다. 낮은 임금과 낮은 세금으로 유혹하는 국가들은 많다. `기업의 애국심`도 한계가 있다. “기업은 동네 북이냐”는 소리가 높게 나오는 순간이 조국을 등지는 날이다.

지금 OECD국가들 대부분이 법인세를 인하하는 추세다.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고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유인수단이다. 미국 트럼프 당선자는 39%인 법인세를 15%까지 대폭 내릴 생각이고 영국도 현행 20%를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17%까지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은 25%로 올릴 생각이고 국민의당은 24%로 올리자 한다. 우리나라의 법인세는 현재 일본과 함께 22%이다. OECD국가 평균은 23.2%이다. 기업들로서는 비명을 지르지 않을 수 없다.

내년 정부 예산안 법정 처리 기한이 12월 2일인데 야권은 이때 법인세·소득세 인상안을 밀어붙일 모양새다. 여소야대 정국에다가 설상가상으로 여당이 분열 위기에 봉착해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야권이 마음만 먹으면 못할 일이 없다. 정부로서는 태산걱정이 아닐 수 없다.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자금을 아무리 뿌려봐야 법인세를 올리면 효과는 사라진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조사받으러 다니는 처지에 `내년 투자계획` 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법인세까지 2~3% 더 내야한다면 `기업 이전`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민주화가 기업을 내쫓는 결과를 낳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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