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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대중정치

등록일 2016-11-15 02:01 게재일 2016-11-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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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개화<br /><br />단국대 교수·교양학부
▲ 배개화 단국대 교수·교양학부

지난 주 수요일 제45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단 선거가 있었다. 그 결과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 후보가 과반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하여, 오는 12월 19일(현지 시간)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에서 대통령으로 공식 선출된다. 이미 전 세계는 트럼프를 차기 대통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동시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후 세계의 경제, 정치, 안보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언론이나 주위의 친구들 반응이나 모두 트럼프의 당선은 전혀 예상치 못한 사태라고 말한다. 하지만, 필자는 올 초부터 미국 친구들로부터 트럼프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한국 언론이나 미국 언론의 예측과는 달랐다. 이런 발언들은 미국 언론에서 발표했던 지지율 조사와는 많이 차이가 나서 설마 트럼프가 당선이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트럼프의 승리였다. 지지율 조사와 같은 예측은 미국 주류 언론의 기대였던 것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의 당선에 걱정부터 하는 것은 그의 선거 공약 때문이다. 그는 이민자와 불법체류자들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과거보다 좀 더 과격한 이민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와의 국경에 펜스를 설치하겠다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한국에 대해서도 부자나라면서 미군의 주둔에 너무 적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며 좀 더 많은 비용을 분담케 하겠다고 주장했다.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에서 탈퇴하겠다고도 하였다.

이런 트럼프의 공략은 보호무역주의에 기인한다고 언론이나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트럼프를 지지했던 미국의 백인, 중하층의 고졸 남성들은 오랜 경제 침체로 자기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과거 미국이 누리던 풍요로부터 소외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런 대중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고 이러한 심리에 호응하는 대선 캠페인을 펼쳤다.

또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지나칠 정도의 엘리트 정치인으로 비쳐진 점도 트럼프가 승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42대 미국 대통령 영부인, 뉴욕주 상원의원, 오바마 정부의 국무장관 출신이라는 화려한 경력은 그녀가 유능하고 준비된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주는 동시에, 그들만의 리그를 뛰고 있는, 대중과 너무 먼 인물로 보였던 것이다. 반면에 트럼프는 자수성가 한 기업가로서 정치계에 특별한 배경이 없다는 점이나, TV 버라이어티 쇼에 등장한 적이 있을 정도로 대중들에게 친근했다는 점이 대중의 표를 얻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 언론에서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과의 FTA 협정에 대해 재협상하고,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서 높은 관세를 부과해 우리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우리나라는 안보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걱정도 높다. 이런 걱정과 달리, 필자는 트럼프 덕분에 남한과 북한이 통일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생기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그를 지지한 한국계 정치인은, 그가 평양에서 김정은과 만나서 대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서 북한을 고립시키는 정책을 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필자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언론에서 문제가 되었던 정책을 실제로 다 실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오바마 케어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파기할지도 모른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흘러 나오고 있다. 멕시코 국경에 펜스를 설치하는 것도 실천할 지 의문이다.

또한 미국 정치는 시스템에 의해서 운영되기 때문에, 트럼프 개인이 혼자서 모든 문제를 좌지우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필자는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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