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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점없는 새누리 어디로?

박형남기자
등록일 2016-11-01 02:01 게재일 2016-11-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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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사퇴하라”는 非朴<BR> 親朴은 “못하겠다” 손사래  <BR> 자중지란 속 초유의 위기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새누리당이 최대 위기에 빠졌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다. 국정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것은 물론, 친박-비박 간 갈등을 비롯해 새누리당을 지지했던 보수층마저 등을 돌리면서 정권 재창출도 기약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이로 인해 비박계를 중심으로 지도부 사퇴론은 물론 재창당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실제 비박계 강석호 최고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친박계 당 지도부는 사퇴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만 비박계는 줄기차게 지도부 사퇴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정현 대표 등 친박계 일색으로 된 당 지도부로는 현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당장 비박계와 중립성향 의원들은 31일 국회에서 긴급회동을 열어 최순실씨 국정개입 사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친박계 중심의 당 지도부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황영철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도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현재 당 지도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동에 참석했던 김무성 전 대표는 “국정이 흔들림 없이 가야 한다”면서 “재창당 수준의 납득할만한 조치들이 당에서 있어야 하는데 당 지도부의 인식이 매우 안이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비박계 강석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단 수습이 최우선”이라면서 “현재 지도부로는 사태를 수습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여론이 대다수로서 우리 당도 하루 빨리 당원과 국민 앞에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비박계 중심 21명은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을 구성, “당 지도부는 책임을 통감하고 즉각 총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 모임에 이름을 올린 새누리당 김현아 대변인·오신환 홍보본부장·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 등은 당직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사의 의사를 밝혔다. 이정현 대표는 김 대변인과 오 본부장의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다.

비박계의 집단행동에 친박계는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오히려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거국내각 구성을 통해 사태수습을 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비박계가 집단행동한 데에는 정치적 목적이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친박계 한 의원은 “어려울 때일수록 힘을 합칠 생각은 하지 않고 위기만 나타나면 내부에 총질하는 사람들은 그 습성을 버리지 못한다”며 “비박계가 당권을 잡았을 때는 뭐하다가 출범한 지 100일도 안된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저의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친박계 의원은 “비박들이 저렇게 움직이는 데 대해 대응을 하지 않는 이유는 순수성이 없기 때문”이라며 “다른 정치적 욕심을 갖고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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