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텃밭서 결속 다질 계기 마련<BR>靑은 “순수한 경제활성화 행보” 강조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구미 국가산업단지 등을 찾아 민생·경제 챙기기에 나서자 그 배경을 두고 이런저런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구미를 찾은 것은 취임 후 두 번째이자 지난 2014년 12월 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한 이후 1년10개월 만이다. 특히 구미는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박 대통령 본인의 정치 기반인 대구·경북지역(TK)에 속해 더욱 큰 관심을 끌었다.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논란 등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고 북핵과 경제 위기로 총체적 난국이란 말이 무색치않는 최악의 상황에서 임기 후반기 국정동력을 재충전하기 위해 지지층을 결속하는 계기를 삼으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올해들어 박 대통령은 4·13 총선을 한 달 앞둔 지난 3월10일 대구를 찾은 바 있으며, 최근에는 지난달 20일 지진이 연쇄 발생한 경주를 방문했고, 지난달 29일에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 준공식을 계기로 포항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았다. 유독 올해들어 TK지역 방문이 잦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구미 일정은 전혀 정치적 의도가 담기지 않은 순수한 경제활성화 행보”라고 거듭 강조했다. 구미 방문은 당초 8월께 예정돼 있었으나 북핵과 사드 배치 등의 안보 문제로 미뤄졌다가 이번에 방문하게 된 것이라는 게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청와대는 공식 보도자료에서도 “이번 행보는 최근 공장 이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미지역의 경제활성화는 물론 정부가 국가전략프로젝트로 집중 육성할 경량소재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 지역사회, 기업의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박 대통령의 일정은 경북산학융합지구와 스마트공장 방문, 일본 도레이사가 투자한 도레이첨단소재 4공장 기공식 참석 등의 경제관련 스케줄로 빼곡이 채워졌다.
이같은 청와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최근 정국상황과 여론 추이를 고려하면 이번 방문은 국정 지지율 회복을 위한 민생·경제행보의 의미도 담겨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최근 갤럽 여론조사 결과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4주 연속 하락해 지난주에는 취임 후 역대 최저치인 26%를 기록했다. 텃밭인 TK마저도 최근 4주간 지지율이 35~44%로 횡보하는 등 이탈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구미 방문은 동남권 신공항과 사드 배치, 지진, 수해 등의 잇따른 악재로 동요하는 TK 민심을 직접 다독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진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