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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참의원 선거 결과를 보면서

등록일 2016-07-19 02:01 게재일 2016-07-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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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개화<br /><br />단국대 교수·교양학부
▲ 배개화 단국대 교수·교양학부

지난 10일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있었다. 그 결과 현재 집권당이 자민당이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하게 되었다. 자민당은 중의원의 의석도 3분의 2 이상을 얻었다. 중의원과 참의원의 의석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일본 헌법(현재 일본 헌법은 미군정 치하에 있던 1946년에 공포된 것으로, 일본 `자위권`만을 인정하고 있다)의 개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쟁 가능한 일본을 만들겠다는 아베 신조 총리의 목표는 실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실제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단체인 일본회의의 회장 다쿠보 다다에가 “개헌 세력의 3분의 2 의석 확보는 전쟁 이후 처음으로 절호의 기회”라며 “내가 아베 총리라면 임기(2018년 9월) 안에 개헌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15일에는 `아름다운 일본 헌법을 만드는 국민의 모임(국민의 모임)`에서 각 당에 “국민투표 실현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7월 16일자 미국의 `내셔널 리뷰` (National Review)에서는 일본의 선거 결과에 대해서 일본이 파시즘으로 기울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기사는 일본의 파시즘화의 증거로, 일본의회가 일본을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으로 보는 `가학적인 역사관`을 수정해야 하며, 오히려 일본은 아시아를 제국주의로부터 해방하려고 했고, 난징 학살도 중국 측에서 과장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을 들고 있다. 둘째로 제2차 세계대전을 합리화하는 중요한 이데올로기적 기반이었던 `천황 숭배`와 `국가 신토이즘`(신도를 국가 종교로 삼고, 천황을 국가 신도의 숭배대상으로 한 것)을 부활시키려고 하는 것, 셋째 국가의 이익과 안전에 배치되는 언론의 자유는 제한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하는 것 등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회귀는 미국의, 아시아를 중심으로한 안보 전략의 결과이다. 일본의 재무장화는 아시아에서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보호하면서도 자국의 군사력을 소모하지 않는 가장 편리한 방법으로 선택된 것이다. 필자가 전에도 한 번 쓴 적이 있지만, 미국은 일본을 자신의 식민지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재무장화를 자기의 전략적 목표 하에 둘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세계 3위의 경제력을 갖춘 나라이고 미국, 중국, 러시아 다음으로 4위의 군사력을 갖춘 나라이다. 헌법 개정을 통해서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전환된다면, 일본은 자력으로 그리고 자의로 전쟁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일본이 미국의 통제 하에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예측할 수 없다. 실제로 일본과 중국의 대규모 군사적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은 한국이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무엇인가를 실질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사드 미사일 기지의 한국 배치 발표나 그에 대한 해명 등을 보면, 과연 우리나라가 이런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모든 신문 보도들은 한국 정부가 경제적, 군사적인 실익 없이 미국이 요구하니까 어쩔 수 없이 응한 것으로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야당 정치 지도자들도 자기들이 혹시라도 다음 대통령이 되었을 때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서 매우 소극적인 입장 표명만을 하고 있을 뿐이다.

한 외교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현재 우리나라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성 있는 해결책은 한반도에서 군사 대결이 아니라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의 균형 외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 혹은 미국이 어디서 군사대결을 벌일지 모르지만, 최소한 그 장소가 한반도가 되지 않도록 하는 현명한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

그래서 필자와 같이 문학 연구나 하는 서생까지도 국가적 안전 보장에 대한 걱정으로 이런 쓸 데 없는 글을 쓰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다.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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