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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투표 제안에 요동 친 협상판 새누리 전격 양보선언 `극적타결`

김진호기자
등록일 2016-06-10 02:01 게재일 2016-06-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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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원구성 뒷 이야기<BR>의장직 경선 불출마 선언<BR>서청원 의원 결단에 `물꼬` <BR> 상임위 배분합의 일사천리로

최악의 경우 8월 말에나 완료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왔던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자 뒷이야기가 무성하다. 특히 지난 7일 국민의당이 국회의장직을 자유투표로 뽑자는 중재안을 내놓으면서 협상 판이 요동친 데 이어 8일 새누리당의 전격적인 국회의장직 양보 방침이 나오면서 협상이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원구성 협상이 타결되기 2~3일 전만해도 협상 전망은 어두웠다. 여야 3당 간 협상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야 3당이 맨 처음 원구성 협상을 시작한 것은 지난달 19일부터다. 20대 국회 개원일인 30일을 10여일 앞두고서였다.

출발은 산뜻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19대의 18개 상임위원회 숫자를 유지하기로 합의하고, 국회법에 규정된 국회의장단(7일)과 상임위원장(9일) 선출 시한을 준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 3당 원내수석부대표들이 나서 실무 협상을 벌이면서 점차 협상은 꼬여가기 시작했다. 특히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국회의장 자유투표 가능성을 시사하자 새누리당이 협상을 거부하며 엿새 간 협상이 중단됐다.

새누리당은 애초 제1당인 더민주에 국회의장직을 넘겨주는 듯한 분위기였다가 내부 반발로 국회의장직 사수로 선회해 협상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이렇게 되자 현행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88년 13대 총선 이후 평균 51일가량(임기개시 기준) 걸렸던 원 구성이 이번엔 두 달을 훌쩍 넘길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물밑에서는 새누리당과 더민주, 국민의당간 협상이 계속됐다. 결정적인 계기는 박 원내대표가 정 원내대표에 “설렁탕에 따귀(뼈다귀) 빼고 기름 빼고 소고기까지 빼면 맹물에 밥 말아 먹으란 거냐. 최소한 셋 (핵심 상임위) 중의 하나는 (더민주에) 줘라”고 제시한 데서 부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 원내대표가 지난 5일 박 원내대표에게 “예결위를 (더민주에) 양보하겠다. 이것은 비밀로 지켜달라”고 말하는 등 물밑 협상이 이어졌다. 박 원내대표는 이를 우 원내대표에게 살짝 흘리면서 조금씩 협상타결에 대한 공감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7일 오전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선(先) 국회의장 선출안`을 양당에 던지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은 또 다시 크게 흔들렸다.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긴급의총을 열어 국민의당의 중재안을 수용한 반면, 새누리당은 거부 반응을 보였다. 협상장은 이제 물건너가나 하는 혼돈과 우려로 가득찼다.

극적 반전은 새누리당의 유력한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된 서청원 의원이 국회의장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일어났다. 정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직에 대한 양보 의사를 밝혔다. 첫단추이던 국회의장직 문제가 풀리자 곧바로 3당 원내대표들은 이날 별도 회동을 갖고 상임위원장 배분에 합의해 협상에 종지부를 찍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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