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무더위로 전국에서 물놀이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강원도 홍천강에서 물에 빠진 학생 2명을 구하고 태권도장 관장과 제자 등 2명이 숨진 사고를 비롯, 지자체가 안전대책에 손 놓고 있는 사이 5월 중 전국에서 5명이 물놀이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경북도의 경우 물놀이관리지역 규모에 비해 예산이 부족하고, 물놀이사고 예방기간 탄력적 운영이 시행되지 않는 등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북도는 최근 `재난·안전사고 없는 경북`을 목표로 생활안전 민생 분야를 집중 관리한다고 밝혔다. 특히 6월1일부터 8월30일까지를 물놀이사고 예방기간으로 정하고 도내 물놀이관리지역에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안내표지판, 안전선, 구조·구급반 운영, 구명환 등 안전장치를 가동할 계획이다. 경북도내의 물놀이 관리지역은 안동 30곳·상주 30곳·문경 29곳·청도 23곳·성주 16곳 등 총 251곳이다.
지난해 경북에서는 물놀이사고 예방기간 중 4명이 사망하고 기간이 끝난 후인 9월에 3명이 사망했다. 작년 예산은 국비 6천여 만원, 도비 1천800여 만원 등 총 1억2천여 만원이었다. 광활한 물놀이 관리지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예산인 데다가 안전요원 등 인력운영 또한 난제로 손꼽혔다. 적은 예산으로 물놀이 사고예방기간의 효과적인 운영에 어려움을 느낀 경북도는 올해 도비 4억여 원을 추가 편성했다.
문제는 지구온난화 등 환경변화에 따른 이상기온으로 여름 무더위가 빨리 오고, 늦게까지 지속되는 등 불규칙해지고 있는데도 대응이 유연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예산만 일부 늘어났지, 무더위 기간이 늘어난 환경변화에 따른 물놀이사고 예방기간의 탄력적 운영 등은 검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경기지역에는 지난 5월 중순 처음으로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5월 중순 기준으로 84년 만의 폭염을 기록했다.
경북도의 경우도 5월 중·하순 평균 낮 최고기온이 예년보다 3~4℃ 높아진 28℃에 육박해 낮 최고기온이 30℃를 넘어서는 날까지 있었다. 지난해 경북에서 물놀이사고 예방기간을 넘긴 9월에 3명의 고귀한 생명이 물놀이사고로 희생됐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된 물놀이 안전관리 대책을 위해서는 예산과 인력을 보강, 상시 예방체제로 전환하고 위험지역이 산재한 곳은 특별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물론 지자체의 대책만으로 물놀이 안전사고를 완벽하게 대처할 수는 없다. 가장 좋은 대책은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개인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다. 위험한 지역에서 함께하는 주민들 모두가 각자 안전관리자가 돼 서로서로를 지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경북도의 보다 효율적인 대책과 도민들의 전폭적인 협조로 올해는 `재난·안전사고 제로(zero)`의 목표를 꼭 달성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