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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대상 강력범죄 공포 확산, 근본대책 세워야

등록일 2016-05-25 02:01 게재일 2016-05-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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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번화가로 유명한 서울 강남역 인근의 화장실에서 불특정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정신질환자의 `묻지 마` 살인사건이 벌어진 이후 여성들의 불안과 공포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 증가하고 있는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에 대해 국가사회의 전면적인 점검과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후 처벌만이 아니라 안전도심 구축 등 범죄예방을 위한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4~2015년에 경북에서 발생한 살인과 강도·강간 등 일부 강력범죄 통계는 남성이 183명, 여성이 1천658명으로서 여성에 대한 범죄가 압도적으로 많다. 살인으로 인한 피해는 남성 57명·여성 41명이었으나, 강도피해는 남성 54명·여성 72명이었고 강간피해의 경우는 남성은 72명인데 반해 여성은 1천504명으로 여성피해가 20배 이상의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포항에서는 지난 3월 14일 대낮에 남구의 한 대형마트 야외주차장에서 장을 보고 귀가하던 주부가 납치당해 충격을 줬다. 지난 4월 11일에는 새벽에 귀가하는 여성을 뒤따라가 위협한 뒤 금품을 빼앗은 30대가 검거됐다. 경주에서도 지난 2월 산책하던 여성을 위협하고 금품을 빼앗은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여성에 대한 강력범죄의 증가는 개인 안전장비를 구입하거나 호신술을 배우는 여성이 늘어나는 등 일상생활의 변화까지 불러오고 있다.

시중에서는 보기 드문 호신용 너클(손가락에 끼는 쇠붙이), 최루액스프레이, 삼단봉, 쿠보탄(막대 호신장비) 등 호신용품들이 온라인쇼핑몰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또 포항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짓수(관절 꺾기 등 브라질 유술)나 무에타이·복싱 등 운동과 호신효과를 함께 얻을 수 있는 격투 종목에 대한 여성의 진입도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시환경의 적절한 설계와 효과적인 공간 이용으로 범죄의 불안감과 발생 범위를 줄일 수 있는 `범죄예방 환경 설계(CPTED)`등을 근본 대안의 하나로 제시한다. 예를 들면,`어느 곳, 어떤 환경에서 범죄가 일어나는가`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건물이나 공간을 사람이 은신하거나 숨을 수 없도록 재배치하고, 창문을 골목길과 주변을 감시할 수 있는 위치에 설치하는 것 등이다.

도시공간의 이용자 모두가 서로 무의식적인 범죄의 목격자이자 감시자가 되는 `자연 감시`의 제도화도 빼놓을 수 없는 방안으로 제시된다. `범죄로부터의 안전`은 누구나 누려야할 보편적인 권리이며,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요소다. 강도나 살인 등의 강력사건 범죄율이 복지국가의 도시에서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여성 등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강력범죄를 일소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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