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발생한 문제의 구미시 사곡동 상모초등 앞 스쿨존 도로에는 사고 이후 `시속 30㎞`라는 글씨가 새로 도색되어 있고,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팻말과 시속 30㎞ 이하로 주행하라는 표지판도 있지만 여전히 무용지물이라는 전언이다. 평소 이 스쿨존을 지나가는 차량들 중 규정 속도 시속 30㎞를 지킨 차는 거의 없다는 관찰증언도 나왔다. 대부분의 차량들이 속도를 줄여봤자 시속 40~50㎞ 정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차량은 규정 속도의 2배인 시속 60㎞ 이상으로 달리기도 한다는 목격담이다.
실정이 이러한데도 규정 속도를 위반하는 차량에 대한 단속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근 상가 상인들은 단속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모두 129개소의 스쿨존이 운영되고 있는 구미지역 스쿨존 단속실적은 지난해 총 789건, 올해 3월까지 68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742개소의 스쿨존이 운영되는 대구지역에서 경찰이 지난해 1만3천233건을 단속했고, 올해 스쿨존에 대한 집중단속을 실시하면서 4월18일 현재 1만522건을 단속한 것에 대비해 보더라도 구미지역의 스쿨존 교통관리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뿐만이 아니다. 구미시는 지난 2014년 11월 이번 교통사고가 발생한 스쿨존 60여m 구간에 보행자의 무단횡단을 막기 위한 중앙분리대를 설치했으나, 주변상인들의 주·정차 불편과 관련한 반발에 부딪혀 수백만 원을 들여 설치한 중앙분리대를 닷새 만에 황급히 철거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져준다. 스쿨존은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초등학교·유치원(원생 100인 이상)·특수학교·어린이집·학원 등의 정문을 중심으로 반경 500m 이내의 주변도로 가운데 지정한 일정구간을 말한다.
지난해 경북도내에서 발생한 스쿨존 내 교통사고는 41건으로 전년도 25건보다 64% 증가하는 등 스쿨존 운영의 허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스쿨존의 안전장치를 보강하고 교통단속을 대폭 강화하는 것은 물론, 대국민 캠페인 활동을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교통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은 결코 미뤄서는 안 될 시급하고도 중차대한 현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