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지방세 비율 높이고 자주조직권 돌려줘야”

서인교기자
등록일 2015-07-02 02:01 게재일 2015-07-02 2면
스크랩버튼
김관용 도지사 `민선자치 20년 성과` 언론 브리핑<BR>중앙·지방 소통강화 등 자치발전 7개 아젠다 제시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1일 도청 회의실에서 민선 자치 20년의 성과를 돌아보는 언론브리핑<사진>을 갖고 “300만 도민의 대표인 도지사가 `국(局)`단위 조직하나 만들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지사는 “지방의 역량에 비해 제도가 따라가지 못해, 지방자치는 불행하게도 아직도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면서 “20세 성년에게 어린아이 옷을 입힌 형국이며, 여름옷을 입고 겨울을 나게 하는 꼴인 만큼 이제는 지방자치에 대한 근본적인 새로운 접근이 있어야 하며, 지방도 더 이상 중앙정부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주인된 입장에서 과감히 먼저 치고 나가야 할 전환점에 서있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그러면서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탄력적 자주조직권 강화 △중앙-지방 간 소통체계 정립 △수요에 부합하는 재정 분권 확대 △실질적 자치입법권 보장 및 자치사무 확립 △지방분권형 개헌 추진 △수도권-비수도권 상생협력의 틀 구축 △전략적인 다양한 광역협력 모델 가동 등 7개 아젠다를 제시했다.

김 지사는 또 대통령령으로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는 조직권을 지방에 과감하게 내려줘야 변화무쌍한 지방행정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중앙정부와의 소통을 위해 `중앙-지방 협력회의`를 법제화하고, 지자체와 관련된 정책 결정 때에는 반드시 지방의 의견수렴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정 분권과 관련해서는 “재정수요는 지방이 6할로 훨씬 많은데, 세수구조는 지방세가 2할에 지나지 않으니,구걸 자치를 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지방자치에 역행하는 중앙종속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재정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지방소득세의 30%까지를 본인의 출생지 등에 납부할 수 있는 고향발전세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김 지사는 자치입법권과 자치사무에 대한 견해도 피력했다.

그는 “자치입법권은 지방자치의 본질인데, 현재 과도한 법령유보로 유명무실하다”며 “조례 제정을 `법령의 범위 안`에서 `법률의 범위 안`으로 개선해 법률 근거가 없거나, 입법 공백분야는 자치입법이 커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대안으로 `비수도권 주력산업 특례지구 지정`, `수도권 먹튀기업 방지법 제정`, `수도권 내 자연환경보전지역 등 해제 시에는 청정세 부과`, `대학 구조조정 시에 비수도권 대학에 대한 특례기준 적용`, `수도권기업 지방 유턴 전용단지 조성` 등 5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김 지사는 이날 지방자치 20년 동안의 소회에 대해서도 소상하게 설명했다.

그는 “각종 어려움 속에서도 자치 20년 동안 지역경제는 눈부신 성장을 이뤄왔다”며 경북의 지역총생산액(GRDP)도 1995년 26조원이었으나 2013년에는 89조원으로, 3.3배 증가했고, 이 기간 경북의 수출도 3배나 늘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1995년도 1조1천377억원이던 경북도 본청 예산이 2014년에 6.5배 증가한 7조3천810억원이 됐으며 경북의 도로연장도 매년 200㎞ 이상의 새 길이 생겨 지난 20년 간 4천303㎞나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지사는 자치제 이후 공무원의 자세가 달라지고, 지방정부의 역할이 크게 변했다고 했다.

관선 시절에는 정부정책을 단순히 집행하는 것에 그쳤지만, 민선이 된 후 정부를 설득하고 국비를 따내 오고 입법을 제안하는 등 지방정부의 정책적 기능이 한층 높아졌다며 국비를 따러 국회 복도에서 쪽잠 자는 지방공무원이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닐 정도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는 결국 지역 간의 경쟁으로 이어지고, 이러한 선의의 경쟁이 지역발전을 촉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지사는 주민 복지향상, 문화향유 기회 확대, 주거환경의 쾌적성 제고, 행정의 투명성과 민주성 강화, 풀뿌리 민주주의의 정착 등도 자치의 장점으로 꼽았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신도청 시대의 새로운 역사 개척 △환동해-북방 이니셔티브 강화 △대한민국 문화융성 주도 △도내 균형발전 촉진 △경북 혼(魂)의 대한민국 가치화 등은 미래 경북이 가야할 5대 정책 방향이라고 밝히고 환동해 바다시대를 열어 물류와 관광을 통한 통일시대 대륙진출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비전도 내놨다.

또 “실크로드 경주 2015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실크로드 선상의 국가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실크로드 문화공동체`를 설립하고, 차기 행사는 해외 개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지방자치 현장에서 젊음을 다 바쳐 온 사람으로서,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무겁게 받아들이면서 다시 한 번 결의를 새롭게 다진다”며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란 말처럼, 성년을 맞은 지방자치를 활짝 꽃피우기 위해 주인의식을 가지고 어디에서든 함께 전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정치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