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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어딨어?… 상식서 벗어나야 보인다

정철화기자
등록일 2015-04-07 02:01 게재일 2015-04-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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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출신 김승주 6회 개인전<bR>5월 16일까지 리안갤러리서<BR>자의 엄격서 독립 존재로 재탄생<BR>스틸·알루미늄 이용 신작 선봬

리안갤러리는 7일에서 5월 16일까지 대구출신의 젊은 작가 김승주(41)의 개인전 (Crossroad·사진)을 개최한다.

김 작가는 `자`를 주 모티브로 조각, 영상, 장소 특정적 설치작업 등의 다양한 매체로 작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스틸과 알루미늄을 이용한 신작을 선보인다. 기존의 작품에서 일관성있게 보여지는 특징은 0에서 9까지 숫자단위별로 자의 눈금을 분리해 하나의 독립된 오브제로 표현하고 있다. 상식을 벗어나 규격이 확대된 자는 `재다` 라는 고유의 기능이 사라진 상태이다. 눈금 옆에 위치하는 0에서 9까지의 숫자들 역시 불규칙적으로 배치되어 있어 수치의 정의 역시 상실되어 있다. 작가는 자를 엄격한 존재의 감옥에서 벗어나 독립된 존재로서 재탄생 시키고자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신작 역시 개념적으로 기존작업의 연장선에 있지만, 형식에 있어 변화를 시도했다. 공간에 띠를 두르거나 직선위주의 작품은 교차하거나 곡선으로 변형 및 확장돼 공간과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이는 나무를 주로 사용한 이전의 작업과는 달리 스틸과 알루미늄이 가진 변형가능한 재료의 물성을 이용한 공간 컴포지션을 특징으로 한다. 또한 지난 십여년 간 원색을 주로 사용한 작가는 이번 신작에서 처음으로 핑크색을 사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2층 전시공간인 리안 레드(Leeahn Red) 에는 핑크 계열의 모노톤으로 도색한 벽이 하나의 캔버스가 된다. 작가는 벽을 가로지르는 자의 눈금을 통해 사물과 공간을 `다른 방식으로 보기`를 유도하고 있다.

자의 본래기능이 `재다` 로 부여된 것은 사회적 약속에 의한 것이나 이를 전혀다른 공간에서 마주한 순간 그것은 하나의 조형적 요소에 불과하며, 이를 통해 관람자는 자의성, 즉 사회적 약속에 의해 임의적으로 규정된 인식과 학습되어진 무의식 사이에서 오는 경험을 전혀 다른 차원에서 새로운 이미지로 환기시킬 수 있다.

지하 전시공간인 리안 그레이(Leeahn Grey) 에서는 변형된 자를 곡선으로 연출한 작품을 선보인다. 각자 다른 규격과 크기로 확대된 자의 크기를 정의내릴 수 있는 기준은 오로지 관람자의 몸과 비교해 가늠할 수 있는 상대적인 크기뿐이다. 작가는 정확성과 확고한 규범으로부터 자를 한층 적극적으로 일탈시켜 유동성과 추상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승주 작가는 대구출생으로 영남대학교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 석사과정에서 디지털 아트를 수학했다. 귀국 후 현재까지 대구에서 작업활동을 하고 있으며 2001년 스페이스 129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6회 개인전과 국내외 그룹 전에 참여했다. 2002년 하정웅 청년작가상을 수상했고 수상 작품은 서울 강남역 아이파크와 대구월드컵 스타디움에 소장되어 있다. 작가는 최근 리안갤러리 주체로 홍콩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열린 2015 아트바젤 홍콩의 인사이트 부문에 단독 부스로 소개되기도 했다.

문의 : 053-424-2203.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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