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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 얼굴서 찾아낸 희망의 표정

정철화기자
등록일 2015-04-01 02:01 게재일 2015-04-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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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6일 대구문예회관 2층<BR>김근태 화백·이용재 작가 참여<BR>물포럼 성공 기원 특별전 개최
▲ spring

지구촌 최대 규모 물 관련 국제행사인 `세계물포럼` 제7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Pre-UN 특별전`이 오는 7일부터 26일까지 대구문예회관2층 대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20여 년간 지적장애인의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모습을 화폭에 담아온 서양화가 김근태 화백과 물을 주제로 작품을 제작해온 설치미술가 이용재 작가가 참여한다. 김 화백은 11·12전시실에서, 이 작가는 13전시실에서 작품을 소개되며 7일 오후 5시 전시회 개막식을 갖는다. 이 전시의 수익금 일부는 장애인들의 소원들어주기 사업을 펼치고 있는 행복한자원봉사센터에 기부된다.

서양화가 김근태 화백은 세계 유일의 `장애인을 그리는 화가`로 20여년간 일관되게 몸이 뒤틀리고 얼굴이 일그러진 정신지체장애아들을 화폭에 담아왔다. 그도 초기에는 풍경 등을 소재로 한 그림을 그렸지만,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정신지체장애아들이 그의 그림 속 주인공이 됐다.

그는 대학 졸업 후인 1983년 전남 목포 문태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하며 허무, 광기, 불안 등의 증상을 보이며 술에 찌든 삶을 살았다. 결국 5년 만에 학교를 그만두고 그림에 몰두했지만, 영혼 없는 그림에 대한 회의로 프랑스로 그림공부를 하러 떠난다. 유학을 다녀온 후에는 인간 존재에 천착하다 문득 자신의 가슴 속 응어리의 본질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대학 4학년 때 겪은 5·18광주민중항쟁이었다. 당시 그는 사태수습위원으로 참여해 총칼에 짓이겨진 시체를 책임지는 역할을 했다. 잊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당시의 그 사건이 그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내면속에서 회오리쳤던 것이다.

▲ summer
▲ summer

이후 그가 찾은 곳은 목포 앞바다 작은 섬 고하도에 있는 목포공생재활원이었다. 150여 명의 지체장애아들의 터전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3년간 머물며 정신지체아들에게 그림을 지도했다. 그러면서 `아빠`라며 그의 품속으로 달려드는 아이들을 자신의 스케치북에 옮기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그리고 있다.

그는 “이 아이들은 죄나 악을 모른다. 보는 대로 느끼고 느끼는 대로 행동한다. 눈에 보이는 형체와 색을 버리고 마음을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었다. 이 아이들은 나의 자화상이다. 힘든 시기 이 아이들을 통해 희망을 보았다”며 장애아를 그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정신지체아와 그들의 지인들이 어울려 환한 들꽃처럼 피어나는 모습을 담은 102.4m 대작 `들꽃처럼 별들처럼`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100호 캔버스 77개를 이어붙인 작품이다. 꼬박 1년 반을 스케치하고 3년에 걸쳐 완성했다. 캔버스를 악보로, 지적장애인을 음표로 형상화한 작품은 비발디의 사계를 영감으로 장애인들의 순수한 모습을 오케스트라 악보로 표현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소통을 목표로 지적장애인들의 아름다움과 희로애락을 화폭에 담아온 김 화백 역시 한쪽 눈과 귀에 장애가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4개의 자화상도 포함돼 있다.

김 화백은 유엔 창립 70주년인 올해 국내 서양화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유엔본부에 초대된다. 세계 장애인의 날인 12월 3일에 유엔본부 갤러리에서 오픈 행사를 갖는다. 이 전시에서는 한·미 지적장애 아동들이 함께 만든 조형물이 설치되는 등 `공감`을 목표로 한 다양한 부대행사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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