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 10일부터 이수경· 獨 오트마 회얼 전시회
대구미술관은 오는 10일 올해 첫 전시회로 국내외 작가의 작품전을 동시에 개최한다.
자신만의 고유한 예술세계를 인정받고 있으며 열정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수경 작가와 해외교류전의 일환으로 독일작가 오트마 회얼(Ottmar Horl, 1950~ )를 초대했다.
이수경의 `내가 너였을 때`전은 10일부터 5월 17일까지 1전시실과 어미홀 일부에서, 오트마 회얼 개인전은 10일부터 12월 6일까지 대구미술관 야외 공원에서 마련된다.
△이수경 `내가 너였을 때`展
이수경의 조각과 회화,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 약250여 점의 작품들로 구성된 대규모 전시회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장르와 매체를 넘나들며 고정되지 않은 정체성을 보여주는 작가의 예술에 대한 열정이다. 이번 전시는 `번역된 도자기`로 익숙했던 이수경의 다양한 작업들을 다각적으로 감상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수경은 전통적인 소재들을 현대적 조형 감각으로 해석한 작업들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깨어진 도자기 파편으로 만든 `번역된 도자기`, 붉은 색 안료인 경면주사로 그린 종교적이며 주술적인 회화인 `불꽃`, 화려한 크리스탈 샹들리에와 아름다운 우리의 춤이 조화를 이룬 `내가 너였을 때` 등 작품마다 작가는 전통을 새롭게 해석하는 작가만의 작품세계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수경은 또한 경험과 기억, 상처 등 인간 개인의 보편적인 문제까지 다뤄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나와 타자, 완전함과 불완전함, 의식과 무의식, 가상과 실제 등 서로 다른 층위에 존재하는 것들의 관계들을 더욱 복합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특히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생퇴화그림`들은 전생체험을 작품화하면서 의식에 통제받지 않는 무의식의 세계가 얼마나 창의적이고 새로운지 보여 준다.
△오트마 회얼
오트마 회얼은 공공장소가 이상적인 작품 설치 장소라 생각하고 미술관이나 갤러리라는 전형적인 전시공간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개방된 공간에서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현대미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미술`이라는 단어가 미술관이란 한정된 공간에 작품이 설치되는 현실의 장벽을 작품으로 허물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 오트마 회얼은 독일 뉘른베르크(Nurnberg) 광장에 7천 개의 조각을 설치했던 것과 동일한 형태의 조각을 높이 1.6m로 확대한 작품 12점을 전시한다.
전시 작품의 모태가 되는 `커다란 토끼`는 오트마 회얼이 2003년부터 작업해온 대규모 설치 작품으로 뉘른베르크에서 활동했던 독일 르네상스 미술의 거장 알브레히트 뒤러(1471-1528)의 걸작 `어린 토끼`와 `커다란 잔디`의 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됐다.
이번 대구미술관에서 전시되는 오트마 회얼의 `뒤러의 토끼`는 유럽이 아닌 아시아의 새로운 문화적 환경 속에서 관람객들에게 뒤러의 미술사적 유산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또한 공공장소에 작품을 설치해 관람객이 작품과 소통할 수 있는 장도 마련한다. 사실적인 표현과 플라스틱이라는 친숙한 재료로 작품을 제작해 `모든 사람을 위한 예술(Art for Everyone)`을 추구하며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오트마 회얼의 작품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