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이용운 지음 이야기공작소 펴냄, 272쪽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이야기공작소)는 한 사람의 살아온 이야기이자, 이 시대가 품어온 이야기이다. 저자 이용운은 가난한 시절, 자식들에게 헌신을 다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야기에서부터 경쟁과 성장, 좌절과 도전을 반복하며 살아온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펼쳐 보인다. 꾸밈없으면서도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각, 동시대인들에 대한 따뜻한 연민 등, 한의사 이용운의 대의(大醫)를 넘어선 대의(大義)를 향한 새로운 시작을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고등학교 수석 졸업, 서울대 출신, 동국대 한의대 수석 입학 등 이른바 `수재`로 일컬을 이력을 가진 저자 이용운. 그는 서울대를 졸업하고도 그 앞에 펼쳐진 엘리트로서의 삶이 아닌 시대의 고민과 고통을 함께 짊어지는 노동자로서의 삶을 선택했다. 노동운동의 대가로 감옥에 투옥됐지만 그곳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하고 이후 한의사가 되기까지 이용운의 삶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치열한 고민과 삶을 통한 실천, 그리고 지금 다시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가는 결심을 하기까지 끊임없이 성찰하고 도전한 저자의 지난 시간들은 자신의 인생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동시대인들의 마음을 든든하게 한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웃의 삶이면서 또한 한 인간의 신념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 작은 키 때문에 `꼬맹이`라고 놀림을 받기도 하고 작은 키는 콤플렉스인 때가 있었다. 그러나 “키는 목표를 이루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아버지의 가르침, 저자의 작은 성과에도 기뻐하고 칭찬하는 어머니와 형제들, 외형적 조건보다 개개인이 가진 특기와 장점을 이끌어주었던 학창시절의 선생님들을 통해서 극복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생 앞에 닥친 크고 작은 과제들을 주변 사람들과 힘을 모아 극복하고 성장하면서 저자는 더 넓은 세상,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로운 세상을 꿈꾸게 된다. 그리하여 신념을 가지고, 신념을 지키는 한 인간으로 나아가기로 한다.
저자가 꿈꾸는 세상은 그리 특별하지 않다. 자식으로서, 친구로서, 남편으로서, 가장으로서, 아버지로서 정직하고 건강한 사람들이 평범하게 사는 세상이다. 특히 그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비판한다. 자기 안의 고정관념을 깨고, 누구도 아닌 “내 딸들이 차별 없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열등감을 이겨내며 자란 학창시절, 가진 것은 없지만 신념과 의지로 앞으로 나간 청년 시절… 동시대를 사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겪었을 일화들을 읽으며 독자들은 때로는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또한 정직하면서도 날카로운 시대감각을 느끼는 칼럼을 읽을 때에는 속이 후련한 기분이 들기도 할 것이다.
1964년 포항에서 태어난 이용운씨는 오천초등학교, 포항중학교, 포항고등학교를 수석으로 나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을 앞둔 1989년부터 1992년까지 4년여 동안 노동운동에 투신했으며 스스로 현장을 떠난 직후인 1992년 8월 구속되어 옥중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하며 삶의 새로운 길을 찾았다.
1994년 동국대 한의과대학을 수석으로 입학했으며, 2002년부터 한의사가 돼 서울 광진구에서 해마루부부한의원을 개원했다. 포항고등학교총동창회 부회장, 서울 광진구한의사회장, (사)한국다문화희망협회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이용운씨는 20일 오후 5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출판기념회 `이용운의 북콘서트`를 연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