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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재개발과 도심재생

등록일 2013-05-29 00:08 게재일 2013-05-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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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문 한동대 교수

요즈음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도시들이 도심공동화 방지 및 도심재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시의 확산 내지 교외화가 도심공동화의 주된 원인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도시의 확산이나 교외화는 도심혼잡으로부터의 탈출이나 도시성장의 한 단면으로서 긍정적인 측면 또한 크게 지니고 있다. 따라서 좀더 정확히 기술하자면 비교적 단기간에 걸친, 무계획적인 확산이 의도치 않게 도심공동화를 초래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포항의 경우를 보더라도 포항시청의 이동 이전, 법원의 장성동 이전, 포항역사 및 영일만항 배후단지의 개발 등이 지역발전비전의 실현이기도 하지만 의도치 않게 도심공동화 가속화의 원인이 돼버린 것이다.

도심재개발이 필요한 이유는 첫째, 도심공동화를 치유 내지 방지하고, 기존에 투여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둘째, 도시의 역사성 및 장소성 보전을 위해서이다. 도심은 그 도시의 가장 오래된 부분으로서 그 도시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이를 잘 보전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모든 도시의 과제라고 본다. 셋째, 지나친 도시확산을 방지하고, 압축도시화를 추진하기 위해서이다. 도시권역이 지나치게 확산되면 인프라 구축에 큰 비용이 들고, 생태계를 파괴하며, 대기오염을 증가시킨다.

요즈음 정부에서 `도심재생`이라는 개념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낙후된 도심을 전면재개발하기 보다는 기존 도심이 지니고 있는 전통과 잠재력을 살려내어 다시금 활기찬 공간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일련의 개발 패러다임`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지금까지 도시재개발 및 정비사업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한다. 기존의 많은 재개발 및 정비사업들은 물리적 환경개선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고, 불량주택재개발사업과 아파트재건축사업에만 관심을 가져왔다.

이러한 사업들의 결과로 기성 시가지에 축적돼 온 많은 문화적 자산과 가치들이, 그리고 원주민들이 모두 사라지는 결과를 낳았다. 지금까지 도심재개발이 자본에 의한 사업성 논리에 주안점을 두어왔다면 도심재생은 사업성과 공공성이 균형을 이루어 이와 같은 안타까움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민관산학이 협력해 `도심의 특징적인 기능, 시설, 그리고 주민공동체를 보전하면서 경제문화활동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도심재생전략`을 구상해 내는 것이다. 그 예는 소규모 제조 및 판매업소가 들어찬 서울의 `을지로지역`을 재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 낙후된 철공소지역이 예술인들과 공존하는 이색적인 문화거리 `문래동`, 낙후된 전통주거지역을 성공적으로 재생시킨 `전주 한옥마을`등이다.

몇몇 선진국들의 예에서 보듯이, 도심재생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접근성 강화를 위한 교통인프라 정비, 문화콘텐츠 개발 및 문화시설 도입, 랜드마크적인 공공건축물의 배치 등이 그 예이다.

포항도 도심재생을 위해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선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 도심생태분석이 필요하고, 무엇을 어떻게 향상시켜야 효율적인 도심재생이 일어날 수 있는지 좀 더 치밀하게 연구하고 처방해야한다. 민간사업자들로서는 사업성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성공적인 도심재생을 위해서는 모두가 협력하여 사업성과 공공성을 함께 갖춘 혁신적인 사업들을 구상해내지 않으면 않된다.

도심재개발 내지 도심재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항시도 최근 정부가 발표한 `도시재생 활성화 지원 특별법`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규준이나 재원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이 특별법이 허물고 새로 짓는 전면재개발 방식보다는 소규모 구역별로 주택개량, 기반시설 정비, 그리고 주민공동체 보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생각되며, 이에 대한 이해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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