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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몽 한러 공생국가론

등록일 2013-04-24 00:17 게재일 2013-04-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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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문 한동대 교수

여러 차례 몽골에 다녀오면서 인종적으로도 유사하지만 넓은 땅덩어리를 가진 몽골과 한국이 연합국가를 형성하면 참 좋겠다 생각하고 있었다. 한국은 땅은 좁지만 잘 교육된 인구, 높은 기술력, 그리고 어느 정도의 자본력을 갖추고 있는 반면, 몽골은 적은 인구에 가난하지만 넓은 국토와 풍부한 지하자원을 품고 있다.

연합국가는 서로의 자치권이 인정되면서 하나의 연방국가(Federal States)를 형성함을 뜻한다고 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이에 가까울 정도의 동맹관계 형성을 뜻할 수도 있다고 본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풀어나가야 할 쉽지 않은 국내외적 과제들이 많을 것이다.

한국과 몽골의 연합국가 형성은 양국의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큰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변 강대국들의 위협 속에 나라를 발전시키고자 애쓰는 몽골로서도 국토분단 등 비슷한 처지에 혈연적으로도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고, 신산업국가인 한국과의 연합을 통한 국토개발 및 유지가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수린`이라는 학자는 놀랍게도 `한러공생국가론`을 주장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러시아의 발전을 위해서는 시베리아의 개발이 필요하고, 시베리아의 개발은 한국인의 협력에 의해 개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오랫동안 미국과 함께 세계의 양대세력으로 존재했지만 지금은 군사대국으로서의 저력만 남아있을 뿐,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나라다. 국토는 넓지만 국토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시베리아 및 극동지방은 제대로 개발되지 않았다. 이제 러시아는 이 지역의 개발을 통해서 국가경제의 획기적인 발전을 꿈꾸고 있다. 이곳에는 석유를 비롯한 풍부한 천연자원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자본과 인력이다.

지금도 중러 국경에는 보따리장수 규모의 국제무역이 성행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중국인들을 두려워한다. 러시아인들은 장래에 시베리아에 러시아인 대신에 중국인들이나 일본인들이 주된 그룹이 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이들의 시베리아 진출을 크게 꺼리고 있다.

블라디미르 수린은 시베리아 개발을 위해 한국인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한국인은 부지런하고, 추위에 잘 견디며, 중앙아시아의 황무지를 농지로 개척한 경력이 있고, 자원은 없지만 수출경제 체제로 효율적인 하이테크 경제를 이루었으며, 영토적인 욕심이 없는 민족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러시아와 한국이 공생국가(Symbiotic States)를 이뤄서 많은 한국인들이 러시아로 들어와서 시베리아 개척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한국인 2천500만~3천만명이 시베리아에 정착하게 되면 시베리아의 자원과 인프라 개발이 잘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 한국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이야기일수도 있다고 보지만, 많은 이들이 염려하는 것처럼 동북아의 복잡한 역학관계가 이를 쉽게 허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로서는 한러공생국가론 등의 가능성을 심각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가 수천년 역사 속에 명맥유지에도 큰 어려움이 많았던 것을 생각한다면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이러한 대안들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한러공생국가론은 예속됨이 아닌 대등한 협력네트워크이다.

필자는 우리나라의 해외동포정책이나 이에 대한 국민의 시각도 바뀌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반도에서만 치고받고 살 것이 아니라 `한국인`과 `세계에 흩어져 사는 한민족들(Korean Diaspora)`이 강하게 연계되어 `큰 한국`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좀 더 나아가 주변 국가나 민족들과의 연합국가, 공생국가 등의 가능성도 유연성있게 검토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러야 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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