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예년에 없는 혹독한 추위에 얼어 있다. 우리 한국인들이 아무리 추위에 익숙해 있다 하더라도 섭씨 영하 15도는 견디기 힘든 매우 추운 날씨다. 얼마 전 우리 한국 보다 더 추운 몽골에 가 있던 필자는 지난 연말부터는 지중해성 기후의 로스앤젤레스에 머무르고 있다.
이곳 로스앤젤레스도 겨울이라서 한밤이나 새벽에는 기온이 빙점 가까이 내려가기도 한다. 하지만 해가 뜨고 낮이 되면 20도 이상으로 올라간다. 따라서 몇몇 종류의 활엽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나무들은 푸르름 그대로이고, 오렌지며 레몬이 열매를 맺고 있고, 동백나무는 푸른 잎에 붉은 꽃송이를 머금고 있다.
며칠 후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느긋하게 우리 한반도의 날씨를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 있으나 그곳에 있으나 큰 걱정을 주는 것은 위축된 경제상황이다.
크리스마스, 연말연시로 이어지는 대목기간은 미국인들에게 가장 즐거운 쇼핑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백화점과 쇼핑몰 마다 사람들로 빽빽하고, 스키리조트를 찾는 사람들로 후리웨이가 혼잡하다.
하지만 요즈음은 그렇지 못한게 크게 눈에 뜨인다. 쇼핑몰이 매우 한가하다. 음식점도 장사가 안되고, 자동차도 제대로 팔리지 않아서 아우성이다. 젊은이들은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해도 가고 싶은 직장을 가지 못하고, 백수인 경우가 흔하다. 대학원도 장학금이 적어져 제대로 진학하기 힘들다.
경제지표가 미국이나 유럽보다 낫다는 우리 한국은 어떠한가? 소비심리 위축은 매한가지이다. 부동산 경기는 죽어 있고, 자동차, 생필품 등의 소비가 매우 위축되어 있다. 이러한 불황이 일이년도 아니고 지난 20년 동안 주기적으로 우리를 괴롭혀 왔다.
올해 미국의 경기상황은 고용개선과 함께 느리게나마 진전되고 있다고 한다. 고용이 개선되고 있고, 주택시장도 일부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믿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현 세대는 과거 세대와 같은 안정된 직장에 고용되는 것이 아니라 파트타임이나 저소득의 임시고용이 많다.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재정절벽(fiscal cliff), 복지예산 축소 등 다양한 사안들이 미국사회를 짓누르고 있다. 이로 인한 소득의 하락도 문제지만 위축된 소비심리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한 합의안이 의회를 성공적으로 통과했지만 미국경제가 더 나아지긴 어렵다고 진단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지출이 갑작스럽게 줄거나 중단돼 경제에 충격을 주는 재정절벽 사태는 피했지만, 이를 보완할 세금증가에 대한 부담이 소비심리위축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라는 지적이다.
`맥도날드`에 갔더니, 이른 아침인데도 꽤 많은 이들이 매장을 채우고 있다. 여기서는 2~3달러에 팬케익, 핫도그 샌드위치, 커피 등을 패키지로 먹을 수 있다. 점심때 갔던 `커피빈스`는 커피 한잔이 1.70~3달러 정도인데, 중간 사이즈의 잔이 한국의 두배는 되는 듯하다. 의류 아울렛인 `로스`등도 붐비기는 마찬가지이며, 명품재킷 등을 50~60달러 정도에 구입하고 있다. 하지만 비싼 레스토랑이나 백화점은 한가할 수밖에 없음이 현실이다.
미국정부도 한국정부도 경제한파의 와중에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올해 2013년에는 미국경제도 좋아지고 우리 한국경제도 무언가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이는 분명히 혁신적인 기술력, 주택시장의 회복, 효과적인 거시경제전략의 운용 등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보며, 새로운 정부에 큰 기대를 걸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