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째 국내외적인 불황이 계속되고 있다. 유럽도 힘들고, 미국도 힘들고, 일본도 힘들다. 수출을 해서 먹고사는 우리 한국으로서는 큰 어려움에 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이 아직 건재하기 때문에 우리 한국은 그래도 낫다고들 이야기 하지만 이도 언제까지나 지탱될 수 있을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들려오고 있다.
대학에서도 비상이다. 학부모들은 등록금 마련에 힘이 들지만 학교나 학생들은 취업걱정이 매우 크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학교는 지방에 위치한 대학이지만 그런대로 대기업 취직률이 높고, 명문대학원 진학률이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요즈음은 IT 등 몇몇 분야를 빼 놓고는 어려움이 크다.
필자가 속한 건설 및 도시환경분야를 보면, 지금까지 2/3 정도의 학생들이 건설회사, 엔지니어링회사, 건축설계사무소, 도시계획 및 부동산개발회사가 주요 취직처였고, 나머지 1/3 정도의 학생들이 대학원을 거쳐서 국토연구원 등 각종 관련 연구원, 토지공사 등 관련 공기업에 취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규모 건설회사나 주요 공기업들이 신입사원 모집을 대폭 줄였거나 아예 뽑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최근 들어 포항지역에서 자리잡고자 하는 학생들이 있어 일부 취직을 시키기도 했는데, 이 지방의 건축사와 토건업자들도 지난 몇 년간의 불황에 거의 망하거나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불황의 끝은 보이지 않고, 지역의 많은 중소기업과 상인들은 아우성이다. 그뿐인가, 지역에 위치한 국가의 간판기업인 모 글로벌기업 조차도 판매부진으로 비상상황이다. 언제나 경제가 좋아 질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묻는 말이다. 누구도 흔쾌한 대답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어제 지역의 한 오랜 친구를 만났다. 그는 해외경력 후 토목설계회사를 차려 도내에서는 제법 알려졌던 사람이고, 자체건물에 직원도 꽤 있었다. 하지만 불황이 몇 년 계속된 후 직원은 다 내 보내고 혼자됐는데, 지금도 필자를 만나면 누구 좋은 학생 없나 물어보고 있다.
학생들은 대기업 취업을 원하지만 문이 매우 좁다. 다행히 취업이 된다해도 1년을 못 버티는 경우도 생기고, 2~3년에 한번씩 취업과 퇴직을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학교와 판이하게 다른 기업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기도 하고, 기업으로서 크게 아쉬울 것이 없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기업에서는 재교육이 필요 없는 학생들을 원한다. 아무리 우수한 학생들이라도 직접 써먹을 수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신입사원들의 능력이 마음에 차지 않는, 대기업의 눈높이도 너무 과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이는 우리 학교 졸업생들만 아니라 졸업을 연기하며 스펙 쌓기에 열중하던 다른 학교의 졸업생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보인다. 많은 대학들이 기업이 요구하는 학생들을 키우겠다며 홍보에 열중하고 있다. 진짜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그러다가 오히려 대학의 기본적인 교육기능의 부실마저 불러오지 않을지 걱정이다.
대기업에서 젊은이들을 좀 더 고용했으면 좋겠다. 비용절감 및 효율성이 강조되고는 있지만 몇 천억짜리의 대형 프로젝트에 고참 몇 명만으로 사업을 운영하지 말고 좀 더 많은 젊은 직원들이 참여하고 배워나갈 수 있게 하면 좋겠다.
학생들도 대기업만이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눈을 돌렸으면 좋겠다. 물론 중소기업들도 전문화, 활성화돼야겠지만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경제의 활성화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정부와 대기업의 협력과 중소기업 자체의 혁신적인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