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와 관절염<br>혈액 내 요산이 증가해 관절과 주변, 콩팥에 축적<br>통증·종창 유발… 콩팥부전증 등 합병증 불러<br>식이요법과 약으로 치료… 술·해물탕 ·찌개 `NO`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다. 여름 태풍, 추석이 지나고 단풍 이야기가 나오기 무섭게 겨울이 온 것 같다. 중부지방은 첫 눈이 내리고 얼음이 얼었다고 한다. 겨울이 왔다. 연말이 되면 늘어나는 송년회와 모임을 반기는 분들이 있다. 바로 애주가들이 모임을 핑계로 그 좋아하는 술을 마음껏 마시는 절호의 기회다.
얼마 전 젊은 남자분이 다리를 절면서 들어왔다. 어제 술을 먹고 나서 오늘 아침에 일어나보니 무릎이 부어서 걸을 수가 없어서 병원을 찾았다고 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이전에도 심하지는 않았지만 술을 먹을 다음날 간혹 관절이 아팠다고 했다. 관절이 갑자기 붓는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반복해 증상이 생긴다면 혈액 검사를 하자고 했다. 무릎이 부었는데 혈액검사 하자는 이야기에 남자 환자분은 이전 병원처럼 진통제 치료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조금 못 마땅해 했지만 마지못해 검사를 했다. 결과는 통풍으로 진단됐다.
통풍은 우리가 섭취하는 핵산 물질 중에 `퓨린`이라는 것 때문에 생긴다. 퓨린은 몸속에서 정상적으로 여러가지 물질로 대사돼 몸 밖으로 배출하게 되는데 어떤 사람의 경우 퓨린이 요산으로 바뀐 뒤 다른 물질로 바뀌지 못해 혈액 내에 요산이 증가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를 통풍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요산이 몸 안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요산이 혈액 내에서 일정 이상 증가하면 초과분의 요산은 관절과 그 주변, 그리고 콩팥(신장)에 축적됩니다. 조직에 쌓인 요산은 다시 혈액으로 들어가지 않고 문제를 야기한다. 관절이나 그 주변 조직에는 관절염, 통증 및 종창(붓는 것)을 유발하여 생활에 고통을 주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하지만 콩팥이 나빠지면 콩팥부전증 등의 합병증으로 생명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 통풍은 치료를 잘 하면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치료는 크게 2가지로 나눠진다. 한 가지는 식이요법이고 나머지는 약을 복용하는 것이다. 초기에 식이요법과 약물로 혈중 요산 농도를 적정 수준 이하로 유지시키고, 점차로 약의 용량과 복용 횟수를 줄여나감으로써 결국 식이요법만으로 통풍을 조절할 수 있으며 관절염이나 콩팥부전증 등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다.
식이요법은 퓨린의 함량이 많은 음식을 아주 먹지 않거나 아주 적게 먹어야 한다. 해물탕, 찌개, 라면 등은 아예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등푸른 생선은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육류 중에는 닭고기는 어느 정도 가끔씩 섭취해도 무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장, 고추장, 된장 등의 장류도 아주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나쁜 것은 술이다. 술은 종류에 관계없이 알코올의 자체 작용으로 혈중 요산 수치를 올리고, 요산 배설을 억제 시키므로 통풍으로 진단되면 술을 끊어야 한다. 막연히 먹지 않으려 하면 먹을 것이 없다고 느껴서 식이요법을 포기하게 되어 치료가 안 되는 경우를 대비해 우리 시티병원 관절센터에서는 통풍 진단 시 퓨린 함량에 따른 음식물을 자세히 분류한 것을 환자에게 교육시킨다.
술이 간을 나쁘게 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관절염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술을 마신 뒤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한 뒤 관절, 특히 발 부분이 아프다면 통풍을 한번쯤 의심해 전문의의 진료를 꼭 한번 받아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리고 연말은 가족과 함께 건강하게 보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