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60년 전 초등학교 시절의 친구들이 살아온 족적을 보면 수많은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일생을 처음부터 잘 사는 사람은 드물고, 계속 빈한하다든지 노력해 재물을 많이 모은 사람도 있지만 잘 살다가 빈털터리가 되어버린 사람도 있다.
또 높은 자리로 출세를 잘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중도에 탈락한 친구도 많다. 세상만사는 아무도 모른다. 세상에는 운수가 좋은 경우에서 극도로 나쁜 경우까지 모두가 가능한데, 이런 것을 우리는 운명이라고 한다.
이런 것은 인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양의 큰 고래가 그물에 걸려 잡히기도 하고, 창공을 나는 새가 올무에 걸려서 죽기도 한다. 또는 호랑이가 한 눈을 파는 사이에 입에 물려 있던 노루 한 마리가 죽기 직전에 도망쳐서 살아남는 것도 TV에서 본 적이 있다.
게으른 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살아가지만 세상의 삶에는`때와 기회`(time & chance)라는 것이 있다. 가장 좋은 때와 기회에 이른다면 일은 이룰 수 있다. 그러나 그 기회에 도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사회에는 시간의 한계선이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도 날 때와 죽을 때, 심을 때와 거둘 때, 웃을 때와 울 때가 있고, 일을 시작할 때와 끝마칠 때가 있다.
장소에서도 제약이 많다. 차를 타고 도로를 질주할 때 처럼 지켜야 할 것이 많다. 빨간 신호등, `공사 중.`이라는 팻말, 과속 방지 턱, 속도 제한, 감시 카메라, 경찰이 숨어서 속도를 측정하는 것 등의 제한 조치를 지켜야 한다. 삶에는 변수가 너무나 많다. 전쟁에서는 연약해 보이던 다윗이 거구인 골리앗을 이겼고, 정치학과 1등 졸업생이 항상 국회의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똑똑한 자가 세상 돈을 다 모아 가지는 것도 아니고, 세계에서 달리기를 제일 잘하는 우샤인 볼트도 실격당한 적이 있다. 지식이 많다고 사람들 모두가 선망하지 않는다. 선한 사람 같이 보여서 복 받는 악인이 있고, 악인이 당해야 할 정도로 벌을 받는 의인도 있다. 누구는 부정을 저지르는데도 자꾸만 부를 축적해서 뻐기고 산다. 이런 것이 모순 같아도 현실이다.
또 어떤 일이 잘돼간다고 해서, 모든 것이 순조롭게 되지는 않는다. 돈은 모았으나 가정생활에는 펑크가 날 수 있고, 세상에서는 성공했다고 모두가 인정하지만 친구들 간에는 좋은 평을 듣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건강하던 자의 몸에 큰 병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모든 것이 `때와 기회`에서 만나는 운명적인 것이다. 좋은 때도 있고, 나쁜 때도 있다. 시점과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 인간이 잔꾀와 지혜가 있다고 해도, 한계가 있는 인간일 뿐이다. 로또 23억원을 탄 한 남자는 목욕탕에서 스스로 목을 매어 죽었고, 인천에 사는 한 사람 역시 지난해 로또 1등으로 19억원을 탔으나 가정이 깨어지고, 재산이 5천만원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다는 성경(전도서 1장2절) 말씀을 기억에 떠올릴 수밖에 없다.
인생은 부조리이자 모순 덩어리고, 불합리한 것 같다. 살다보면 여름이 한겨울로 변할 수도 있고, 비 오다가 눈이 휘날릴 수도 있다. 아무도 내일을 모른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차를 몰고 더 좋은 삶과 만족을 위해 너무 급하게 멀리 떠나고 있다. 기름이 바닥났다는 신호가 계속 울리고 있다.
때와 기회는 포착하려고 노력해도 잡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히려 착실하게 일상을 보내는 자가 더 현명하다. 인생은 학교와 같다. 배우며 깨달으며 살아간다. 머물러 잠시 쉬면서 현실과 진리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