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희 구
봄똥배추짐치 담가 놓고 가고
저아래는 누부야가 와서
이불홑청 빨아 놓고 가고
아래는 누부야가 햇찐쌀
한 보시기 갖다 놓고 가고
어제는 누부야가 안 왔다
오늘은 누부야가 올랑강?
모국어의 아름다움과 정겨움을 느낄 수 있는 편안하고 재미있는 작품이다. 저저아래, 저아래, 아래 라는 말은 시간 개념으로 쓰인 경상도 방언으로 그 말이 품고 있는 느낌이 참으로 정겹다. 도시 생활을 하는 시인에게 누나가 와서 이것 저것 챙겨주고 간다는 별 내용은 아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은근한 맛이 우러나오고 미소를 머금게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