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몇 주 미국에 머무르며 살펴보아도 몇 년째 지속되는 경기불황이 쉽게 치유되지 못하고 있다. 집값이 폭락하고 거래도 드믄 편이다. 자동차는 위축된 가운데서도 그런대로 팔려나가지만 새차 구매자들은 대개 젊은이들이라서 주요 자동차회사의 마케팅 타겟도 이들 위주라고 한다. 토요타 자동차도 젊은 고객들을 위해 토요타 대신에 `사이언`이라는 상표를 붙여 출시하는데 몇몇 스포츠차종은 비싼 가격임에도 몇천 불의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할 정도라니 아이러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타일러 코언은 세계는 지금 `거대한 침체`중이며 특히 미국과 유럽은 아직도 과신 속에 고성장의 환상을 깨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이들 나라들은 지난 삼사백년 누려왔던 쉽게 따는 과일들이 모두 없어졌는데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개발도상국은 아직은 쉽게 딸 수 있는 과일들이 존재하는 아직은 성장기에 있는 나라들이다.
코언은 한국도 현재 거대한 침체의 문턱에 와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이 살아날 길은 현실을 직시하고 제대로된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전과 다른 장기침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차분하게 보다 지적으로`난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학자가 아닌 필자로서는 코언의 주장에 동감이 가면서도 구체적인 방향제시가 없기에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좀 답답하다. 이 분이 주장하는 난관 극복방법은 대량생산·대량소비의 무분별한 행태가 아니고 그렇다고 정부의 역할에 대한 지나친 기대도 아니다. 문제의 정확한 파악이 중요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장기적이며 혁신적인 정책의 수립과 시행이 중요하고 이를 통한 시장경제의 활성화를 주문하고 있다고 보인다.
얼마 전 포항의 한 주요 토론회에서 포항이 `창조도시`로 변모돼야 함을 역설했다고 한다. 필자는 외유중이라 참석치 못했지만 그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읽어보고 공감했다.
창조도시, 이는 사전적 의미 그대로`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자유롭게 표현되고 토론되고 손쉽게 상품화 될 수 있는 도시`라고 표현 할 수 있겠다. 그 범위는 예술과 문학 등에서부터 하이테크의 산업에 이르기 까지 다양할 수 있다고 본다. 그 토론회에서의 창조도시는 이러한 정의 속에서 주장됐을 것이다.
포항의 경우도 그렇지만 우리 한국이 지향해야 할 목표도 `창조국가`라고 생각한다. 물론 창조도시며 창조국가의 여러 여건들이 손쉽게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경제에 바탕을 두고 있으면서도 정부의 정책적인 선도가 올바른 방향에서 적정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내용들은 새로운 것들이 아니고 우리가 지난 10여년간 추진해왔던 테크노폴리스 및 지역혁신전략 등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포항은 지방의 중소도시이면서도 `창조도시`의 여건을 잘 갖추고 있다. 현재의 산업과 R&D도 그러하고 세계 수준급의 대학들을 갖추고 있고 시 정부의 정책 자체가 글로벌화 및 환동해권 허브를 지향하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좀 더 구체적인 전략을 시장경제 여건과 함께 구사해 가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 창조도시,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돼야하고 환동해권은 물론 수많은 개발도상국들과 네트워크 개척을 통해서 다양한 사업들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