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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같은 세계대회 만들기 도전하렵니다”

신승식기자
등록일 2012-07-24 21:21 게재일 2012-07-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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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구 명문도시 문경 만든 `히어로` 주인식 실업팀 감독
문경국제정구장은 매일 아침 일찍부터 매우 분주하다. 문경시청정구실업단과 정구 꿈나무들이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최고가 되려고 비 오듯 땀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맹훈련을 하는 그 뒤엔 항상 선수들의 몸동작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매우 예리한 눈초리로 주시하고 있는 이가 있다. 문경정구의 거장 주인식(49) 실업팀 감독이다.

문경은 우리나라 최고 정구 명문도시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정구 도시로서의 아성을 지키고 있고 국내 정구인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바로 그 이면에 주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경북 성주가 고향인 그는 문경은 제2의 고향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문경을 정구도시의 반열에 올려놨다. 이렇게 되기까지 그가 살아온 궤적은 마치 한편의 드라마 같다.

어린 시절 중학교 입학을 앞둔 당시 그의 가정형편은 찢어지게 가난했다. 늘 등록금이 무엇보다 문제였다. 진학은 해야겠고, 어린 마음에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러던 중 운동만 잘해도 대학까지 갈 수 있다는 희소식을 접한다. 한 걸음에 달려간 곳이 정구장. 100여 명의 또래들이 지원을 위해 몰렸다. 포기해야겠다며 발길을 돌리려던 순간 문득 부모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가슴이 뭉클해졌다. 발길은 다시 정구장으로 향했고, 경쟁 끝에 입문했다. 부푼 기대와 설렘을 안고 시작된 훈련. 그러나 지옥이 따로 없었다. 매일 혹독한 훈련은 반복됐고, 그 많던 또래들도 지쳐 하나 둘 떠났다. 결국 최종 남은 6명만이 학교대표로 선발됐다. 그때부터 기초를 탄탄히 다진 덕분인지 남다른 소질과 기량을 선보이며 출전하는 대회마다 연전연승의 기록행진을 했다. 경주고등학교와 전주대학교에 체육장학생으로 발탁되면서 선수로서의 화려한 전성기를 맞는다.

그와 문경과의 인연은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단을 앞둔 점촌시청실업정구팀이 프레잉 코치를 제안했고 고심 끝에 수락하면서 문경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부임 후 먼저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부터 파악한 그는 개인별 맞춤형 지도 프로그램을 짰다. 감독과 선수들은 무엇인가 한 번 이뤄보자는 마음이 통했고, 이는 단기간 내 실력 향상으로 나타났다.

주 감독이 지휘하는 문경시청실업팀은 6년간 전국체전 3회, 대통령기 4회, 국무총리기 7회 등 괄목한 성적을 내고 있다. 국내대회 연승을 이어가는 엄청난 활약은 문경을 그야말로 정구 명문도시로 우뚝 서게 했다. 10년 연속 국가대표선수를 배출하고 세계정구선수권대회 2회, 부산아시안게임 1회, 아시아선수권대회 등 세계적인 대회에 감독으로 발탁됐다. 2009년 대한민국 체육훈장인 청룡장을 수상하며 최고의 지도자로서 평가받는 영예도 안았다.

주 감독의 평소 지론은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즐기면서 일하자`이다. 때문에 매사 긍정적이다. 선수선발과 연봉협상, 선수단의 복지향상에 대한 사령관으로서 사명 등을 생각하면 두 어깨가 무거워지기도 하지만 얽힌 실타래 풀어내듯 하나, 둘 해결해 나가는 능력은 그의 또 다른 모습이다.

주 감독은 US오픈, 호주오픈, 프랑스오픈과 같은 4대 세계적인 대회를 문경에 만들어 세계 속에 우뚝 서는 문경을 보고 싶은 게 꿈이라고 말한다.

주 감독은 “잘 될지는 몰라요. 그러나 최선을 다해 보려고 합니다. 진인사대천명이라고 안될 것도 없잖아요”라며 자신감에 차있다.

주 감독은 일상은 오로지 정구뿐이다. 선수들의 은퇴 후 진로부터 초·중·고등학교 꿈나무 육성, 생활체육동호인 저변확대 등 정구를 위해 눈코 뜰새 없이 뛰고 있다.

문경/신승식기자 shin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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