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사람들이 포항을 아름다운 해안도시라고 주장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세계적인 절경 중 하나다`, `남해안보다 더 아름답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경우에 따라서는 흉하거나 삭막하다고 평가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포항이 세계적인 미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발전전략이 필요할 것인지 생각해본다.
세계적인 미항들의 특징은 차별화된 아름다운 자연, 아름다운 스카이라인과 상징적인 시설, 역사와 문화가 만드는 특징적인 분위기 등에 있다. 이밖에 어느 정도 규모 있는 항구와 배후도시의 존재, 편리한 교통·접근성 등이 요구된다.
필자는 북부해변, 송도해변 뿐만 아니라 화진에서부터 양포에 이르기까지 포항의 해안선을 두루 돌아보았고 배를 타고 영일만항을 두어차례 순항한 적도 있다. 포항은 분명 아름다운 바다와 해변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미항들과 겨룰 만큼 다양한 아름다움이 갖추어진 것은 아니다.
우선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감탄할 정도는 못되며,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나 후쿠오카 해변의 전망타워 같은 상징적인 시설들을 갖추고 있지않다. 주목받을만한 기능이나 규모를 지닌 항만을 아직 갖추고 있지 못하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만드는 특징적인 분위기도 취약하다.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로부터의 접근성도 그리 좋지 못하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포항의 T7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추진되면 미항의 분위기가 어느 정도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포항이 세계적인 미항으로 불리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미항들의 특징인 3가지 요소들을 포함한 다양한 노력들이 경주돼야 할 것이다.
T7(동빈내항 연관 사업), 영일만대교, 해상신도시 등은 하드웨어적이며, 장기적인 사업들이다. 이들은 포항이 역사적인 항만도시, 첨단산업도시, 동해안의 중심도시이기에, 그리고 포항시민들의 각별한 애정과 비전으로 인해 이룰 수 있는 사업들로 보인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단기적이고 소프트웨어적인 사업들이다. 이는 포항의 물리적인 특징, 역사전통, 문화사회적인 특징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개념들이 결합·구상돼야 할 것이며, 하드웨어적인 사업들도 이와 잘 조화되고 결합돼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단기적인 소프트웨어적인 프로그램 중 항만 내지 해안도시의 이미지와 연관된 사업은 `해양문화스포츠 사업`이다. 윈드서핑(Wind Surfing), 요팅(Yachting), 조정경기, 용선경주, 스쿠버다이빙, 제트스키 등 다양한 해양스포츠 대회 개최, 세계 열기구 및 행글라이딩 대회 개최, 1시간과 2시간 코스의 영일만 크루즈 개발 등이 그 예라고 본다.
이외에도 많은 해양문화스포츠 연계의 사업들이 있을 수 있다. 포항 스틸러스 시민구단화 및 상설 홍보관 설치는 포항의 브랜드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국내 제일 서커스단의 상설공연장 설치, 세계 서커스 및 마술대회 유치 등도 포항을 차별화된 테마도시로 만드는데 좋은 사업이다.
다른 도시들도 시도하는 경우가 많지만 포항이 포기할 수 없는 사업중 하나가 영화촬영장의 설치다. 영화 촬영을 위한 전용 세트장도 중요하지만 포항 이곳저곳이 촬영장이 될 수 있다면 그 편이 더욱 좋을 것이다. 포항을 배경으로한 `로맨틱 드라마`가 한편이라도 성공적으로 제작·상영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송도 등지에 요코하마의 코스모월드와 같은 해양테마파크를 설치하고, 원형관람차나 첨단의 롤러코스터를 설치하는 방안도 포항의 상징적인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 포항타워도 지역의 두드러진 랜드마크로서의 중요성과 함께 파리, 동경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많은 관광객들을 유인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업들이 이루어 질때 포항은 입항 및 출항자들에게 아름다운 경관이미지와 차별화된 해양문화스포츠가 있는 세계적인 미항으로 각인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