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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교육의 본질과 가치 2

등록일 2012-05-29 21:10 게재일 2012-05-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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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문 한동대 교수

서울대 공대가 예술 교과목들을 새로 개발하고, 공대생에 특화된 경제경영 리더십 교과목들을 개발하는 등 교과과정을 전반적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예술 교과목들을 `창의성 교과목군`으로 분류하고 경제경영 리더십 교과목들을 `사회성 교과목군`으로 분류해서 내년 신입생부터는 각 교과목군 중 한 과목 이상을 필수로 선택해 듣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공대생들이 1, 2학년 때부터 예술, 경제경영 리더십 등 다양한 수업을 수강하고 이를 전공인 공학분야에 접목해 혁신적사고와 창업가정신을 키울 수 있도록 이 같은 개편을 추진하게 됐다고 한다. 이러한 교육 방안들은 미국의 MIT, Caltech, Harvy Mudd 등 우수 공과대학들에서도 이미 시도하고 있는 것들이다.

한동대에서도 지난 17년간 `복수전공`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고, 또한 `복합적인 문제해결 능력`에 중점을 둔 교육을 시도 했었다. 따라서 경영+경제, 전산+전자, 전산+경영 등 다양한 결합의 전공들이 학생들에게 제공됐다. 또한 요즈음에는 융합교육을 기존의 복수전공에 덧붙여 공학+예술, 공학+문과전공들을 결합하되, 이들이 화학적인 융합을 이루고, 캡스톤(Capstone) 등의 팀 연구과목들을 통해 기업들과의 연계를 통한 실제적이고 융합적인 교육 및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필자도 2년 전 한 기업의 의뢰로 담수화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다. 해수 담수화는 지구의 수자원 고갈로 인한 식수난, 공업 및 농업용수 부족으로 인해 많은 나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풍부한 해수를 값싸게 담수화 할 수만 있다면 물 부족 문제는 더 이상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연구에 참여한 사람은 3명의 교수와 학생들이었는데, 교수 한 명은 유체 및 환경공학, 또 한명은 기계 및 에너지공학, 마지막 한 명은 도시 및 지역계획 전공이었다. 이 연구는 여러 기계장치들이 최적으로 결합된 구체적인 시설제안과 국내외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제시가 목적이었기에 팀을 이뤄 담수화 시장 및 생산가격을 조사하고, 각 방법들의 설비 및 효율성을 비교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지역사회에서 설치 가능한 에너지 효율적이며, 시설 및 운영비 저렴한 최적화된 담수화시설을 연구했었다. 이러한 사업도 융합적인 노력의 한 예이다.

사회에서 이러한 융합의 예는 매우 많다.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등에서 최적의 기능과 성능을 추구하는 공학적인 요소와 함께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예술적인 요소들이 결합된 예들을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예를 든다면 스마트폰의 경우에도 사용자를 위한 다양한 하드웨어적인 기능들이 공학적으로 제공되고 있고, 이를 우리 인간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적인 기능들이 제공되고 있고, 보기에 아름답고 지니기 간편한 인간공학적이고 예술적인 요소들이 결합돼 있다.

자동차의 경우도 이와 같은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된 최고수준의 결정체이다. 엔진이 효율적이어야 하고, 본체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선형이어야 하고, 사고시 안전할 수 있도록 구조적으로도 튼튼해야 할 것이며, 멋진 모습이어야 할 것이다. 또한 각종 제어장치들이 첨단 IT기술로 무장돼 있고, 운전자가 편하게 운전할 수 있고, 차체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애를 쓰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들 속에서, 각 대학들이 융합교육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보아진다. 물론 이와 같은 노력에 모두가 찬성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복수전공 내지 학부제를 두고 전공실력이 부족하다, 한 전공만 공부해도 박사 받고 자기 분야를 개척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일리 있는 말이다. 하지만 전적으로 동의 하기는 힘들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융합 속에서의 시너지이지, 전공과목들을 소홀히 하자는 것이 아니다. 이는 각 교과목의 강화와 질 향상을 전제로 추진하는 것이고, 대다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융합교육을 위한 노력들이 우리 학생들의 실력향상에 도움이 되고, 융합적인 지식과 문제해결능력을 지니게 돼 장차 다양한 사회적 문제, 지구적 문제 해결에 큰 공헌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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