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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의 노령화 1

등록일 2012-03-27 21:40 게재일 2012-03-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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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문 한동대 교수

21세기의 화두가 뭐냐에 대해서 학자들마다 견해가 다를 수 있다. 환경오염, 기후변화, 물 부족, 빈곤, 소득격차 등을 언급하는 사람들도 있고, 한반도에 국한해서는 중국의 영향력, 남북통일 등을 언급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21세기를 감성의 시대로 표현하며, 엔지니어링+인문학적인 상상력을 언급하는 이들도 있고, 기기의 발달을 빗대어 스마트(Smart)를 화두로 던지는 이들도 있다. 이들 각자가 타당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겠지만, 오늘 필자는 21세기 역시 중요한 이슈인 노령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원시시대 인류의 수명이 어떠했을지는 제대로 알 길이 없겠지만, 역사 이래로의 기록들을 살펴본다면 평균수명이 그리 길지 않았다. 그리스·로마시대에는 전쟁이 많아서였는지 아니면 다른 원인이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평균수명이 19세 정도였다고 한다. 훨씬 후인 산업혁명 즈음에도 유럽의 대도시 노동자계층의 평균수명이 19세 정도였다는 기록이 있다고 들었다. 농촌에서 대도시로 이주해온 많은 젊은이들과 영아·유아기의 어린이들이 영양실조, 혹독한 공장노동, 열악한 주거와 극심한 매연 때문에 각종질병에 시달리고 죽어갔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짧게 살았다는 것은 아니며, 60~70년 혹은 그 이상을 산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젊은 층의 사망률, 특히 0~1세 사이의 영아사망률이 매우 높아 평균을 내면 20세 이하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원시시대부터 산업혁명 이전 즈음까지 각 나라의 인구증가율은 거의 0에 가까웠다. 영양상태가 나빠 많이 낳지도 못했지만, 낳아도 대부분 어릴 때 사망했기 때문이다.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소득이 높아지고 식량생산이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더구나 그즈음 의료기술이 발달하게 되고, 도시의 위생 및 환경시설이 좋아지게 되어 영아사망률뿐만 아니라 각 연령계층의 사망률이 급격히 감소하게 됐다. 당연히 평균수명이 늘어나게 되고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 것이다.

이때는 젊은층이 노령층보다 훨씬 많은, 좀 납작한 피라미드형의 인구구조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경제가 발전하고 삶의 스타일이 변함에 따라 결혼이 늦어지고 결혼을 해도 애를 한두명만 낳든지, 아예 결혼을 하지 않는 싱글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영아·유아층이 급격히 줄어들게 됐다. 더구나 의학기술이 고도화되어 감에 따라 불치병들이 차차 정복되고 있어서 이제는 평균수명이 우리 한국의 경우에도 80세 가까이 접근하게 되었다. 따라서 인구구조도 피라미드형이 아닌 종(Bell) 모양을 띄게 됐다.

아직까지 정복되지 않고 있는 암 치료를 위한 획기적인 방법이 발견될 경우에는 많은 이들이 100살까지 무난히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인공장기 등에 관한 의공학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게 되면 누구나 120세 정도 수명을 지니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 속에 우리 한국과 다른 선진국들이 겪는 문제는 노동인력의 감소이고, 은퇴 연령층에 대한 비용증가이다. 노령층 인구를 65세 이상으로 보았을때, 우리 한국의 노령인구비율은 7~8%에 달하고 있는데, 지역에 따라서는 13~14%에 달하며 10~20년 후에는 25% 이상으로, 40년 이후에는 50% 이상으로 늘어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구의 고령화는 각자에게는 큰 기쁨이지만, 사회적으로는 노동력 감소와 사회적 부담의 증가를 초래한다. 은퇴 후에도 수명이 30년 혹은 그 이상 계속되기 때문에 이들을 부양하기 위한 가정과 국가적 비용이 크게 증가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보다 갑근세, 지방세, 의료보험 등이 2~3배 올라 갈수도 있을 것이고, 의료시설, 실버하우싱, 양로시설 등이 대폭 증가해야 한다. 국민연금이나 보험사들도 요율을 제대로 조정하지 못하면 파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비용의 부담, 노령층을 위한 소일거리 내지 생산적인 기능을 담당해 줄 수 있는 직장창출 등이 정부와 사회의 큰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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