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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발전이슈 몇 가지

등록일 2012-03-13 21:57 게재일 2012-03-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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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문 한동대 교수

필자가 로스앤젤레스 시정부에서 일할 때, 연구주제 중 하나가 로스앤젤레스시의 광역적인 기능 및 인구추정에 관한 것이었다. 그 당시 로스앤젤레스시의 인구는 350만 정도였는데, 도시가 연단화돼 로스앤젤레스광역권의 인구는 1천200만이었다.

문제는 이 광역권에는 인구 5만에서 35만 정도의 150여개 독립된 도시들이 있고, 각자 세금을 걷고 쓰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도시기능은 중심부인 로스앤젤레스시가 제공하고 있었다. 따라서 로스앤젤레스시는 350만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1천200만에 대한 도시기능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었다.

주변 소도시의 시민들은 직장을 로스앤젤레스시에 가지고 도시인프라 및 시설들을 로스앤젤레스시에서 이용하면서도 각자 자기도시에 거주하고 세금을 내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시로서는 매우 부담이 큰 것이다. 따라서 도시인프라의 용량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인구를 350만으로 할 것이냐 아니면 무엇을 기준으로 할 것이냐 고민했었다.

이러한 고민은 동해안의 중심도시인 포항도 가지고 있다고 봐진다. 포항의 인구는 52만이지만, 포항에서 일하면서도 주변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도 있고 포항 밖에서 일하고 거주하더라도 포항의 도시기능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어떻게 포항시의 실제 인구를 계산해 내고 도시인프라를 산정해낼지는 쉽게 이야기하기 힘들다. 포항시의 실제인구는 60만이 넘을 수도 있고, 80만도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요즈음 신항만배후단지의 한 회사만 하더라도 고용인 500명 중 대부분이 식구들을 고향에 두고 혼자 포항에 와 있으면서 주소는 옳기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들었다. 포스텍이며 한동대의 학생들도 대부분 그러할 것이다. 학생들의 경우는 좀 예외이기는 하지만, 고용인의 경우 포항에 거주시키기 위한 방안들이 혜택적인 것들과 아울러 여럿 있을 것으로 보아진다.

지역개발전문가로서 필자가 요즈음 자주 생각해보는 것은 지역경제활성화의 주요 핵인 문화관광에 관한 것이다. 동해안의 다른 지자체들도 이에 대한 많은 계획들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주요과제는 첫째, 지역특성에 맞는 사업을 찾아내는 것이고 둘째, 사업성확보이다. 정부보조금을 주로해 세워지는 계획들은 단기적으로야 좋을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문제점을 내보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시장성에 대한, 그리고 공공민간합작에 대한 세밀한 연구와 계획이 세워져야 하는 것이다.

포항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첨단산업도시이면서도 해양관광도시를 지향하고 있기에 첨단도시로서의 이미지를 살린, 예를 들어, 과학테마박물관, 첨단 롤러코스터 등이 있는 첨단테마공원, 해양도시로서 샌디에고 씨월드 같은 해양테마공원이나 해양박물관 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도 투자가 확보 및 사업성의 문제가 크다.

이러할 때 포항의 가장 큰 자산은 이미 잘 알려진 죽도시장이라고 본다. 해산물 중심의 재래시장인 죽도시장은 어떻게 꾸미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국내외 많은 관광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곳이라고 보아진다. 예를 들어, 깨끗하고 정리됨, 특산물 판매 및 홍보, 바가지 없애기 등을 통한 신뢰성 회복 등.

죽도시장은 싱싱한 해산물만이 아니라 옷, 가전제품, 농산품 등도 잘 알려져 국내외 고객들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러시아인들은 옷이나 가전제품을, 일본인들이라면 싱싱한 해산물만이 아니라 건어물, 한우고기 등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요즈음 몇몇 동해안발전계획 관련 자료들을 보면, 영일만항의 북방항로 개척의지가 간과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수정돼야 할 것이다. 포항은 컨테이너선을 `자루비노항`이나 `나진항`으로 연결하고, 농수산물과 여객을 중심으로한 페리선도 환동해지역 여러 곳에 취항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국내 최고수준의 첨단산업도시이며, 대구경북의 관문항만도시이며, 동해안 중심도시로서의 경쟁력을 갖춘 포항의 이러한 노력을 전혀 헛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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