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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3·1만세운동

등록일 2012-03-06 21:42 게재일 2012-03-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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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문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며칠 전 휴일은 삼일절이었다. 이는 일제의 점령 하에 있던 우리 국민들이 독립을 되찾고자 만세운동을 전개했던 1919년 3월1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겨야 했던 우리 민족의 아픔을 기억하며, 독립을 되찾기 위해 무수히 죽어간 독립투사들을 기억하며 이 기념일을 보냄이 한국인으로서 마땅히 요구되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세월이 흘러 우리 한국은 장족의 발전을 이룩해 선진국대열에 들어섰다. 비교적 풍요 속에 자라난 우리 젊은 세대들은 일제시대며, 6·25며, 궁핍했던 전후시절의 이야기들을 교과서나 영화로만 배우고 보아왔을 뿐이기에 그 시절의 어려움과 투쟁의 의미가 구구절절 이해되기는 힘들다고 본다.

학생들의 우리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한 방안으로 역사교과서가 3·1만세운동을 비롯한 역사적인 사건들을 서울 중심으로만 기록하지 말고 학생들이 사는 지역의 관련 역사물들이 보조자료로 함께 쓰일 수 있도록 준비되면 좋을 것 같다. 이는 필자를 비롯한 성인들에게도 좀 더 감동적인 민족사 교육 내지 각성의 계기 마련을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

3·1만세운동은 거족적인 민족독립운동이었다. 손병희를 대표로 해, 천도교·기독교·불교의 지도적 인사들로 구성된 민족대표 33인은 마침 고종황제의 인산(국장)이 3월3일로 결정되자 많은 사람들이 서울에 모일 것을 예측해, 3월1일 정오를 기해 파고다공원에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후 인쇄물을 뿌리고 시위운동을 전개했다.

이 운동이 차차 방방곡곡에서 독립만세와 시위운동으로 전개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일제 총독부는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비무장 평화적 시위를 벌이는 군중들에 대해 무자비한 공격을 가해 수많은 사람들이 학살·부상·투옥되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 거족적인 독립운동은 일제의 잔혹한 탄압으로 많은 희생자를 낸 채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대내외적으로 우리 민족의 독립정신을 선명히 드러낸 바가 되어, 우리 근대민족주의 운동의 시발점이 됐다.

삼일절이면 포항에서도 대전리 등지에서 기념식 및 퍼포먼스가 열리기는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3·1만세운동이 포항과 그 인근에서 어떻게 일어나고 전개됐는지 잘 알지 못할 것이다. 포항에서도 만세운동이 크게 일어났다. 이곳에서 가장 격렬했던 3·1만세운동은 포항제일교회(옛 포항교회) 교인들과 영흥초등학교(옛 영흥학교) 교사들이 주도했던 포항장터(여천시장)에서 일어났던 만세운동과 송라면 대전리 사람들이 주동이 되어 청하면과 송라면에서 일어났던 만세운동을 들 수 있다.

포항장터에서 일어났던 만세운동은 포항제일교회 장로 송문수의 연락으로 영흥학교 교감이었던 장로 최경성, 집사 이봉학, 교인 이기춘, 영흥학교 교사 장운환 등이 비밀히 회합을 가져 제반 준비를 하고, 1919년 3월11일 포항장날을 기해 대대적인 만세운동을 거행하기로 준비했지만 사전에 발각되어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시내에 알려져 포항지역 만세운동의 도화선이 됐다고 한다.

포항은 1970년 이래 산업도시로서 많은 발전을 이룩했고 이제 철강산업만이 아니라 무역, 교육연구, 문화면에서 글로벌 도시로의 위상을 구축해가고 있다. 하지만 포항이 역사가 없는 도시로 알려지고 있음이 안타깝다. 우리 포항인들은 3·1만세운동을 비롯한 포항인들의 몸부림치던 근대사를 다시금 정리할 필요가 크다.

포항에는 3·1만세운동만이 아니라 구한말의 의병활동, 6·25 포항전투, 새마을운동 등 역사적 사건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들이 잊혀져서도 않되겠지만, 묻혀진 사실들을 발굴해냄도 중요하다. 이를 기록으로 정리하고, 새롭게 조명하고, 그 정신을 발전시켜 나가야할 것이다.

또한 지역의 역사적인 발자취들을 조각하고, 기념공원화하고, 연극 및 영화화해 시민교육처로서의 역할 및 지역브랜드 및 관광의 주요자원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선조들의 활동과 업적이 우리 포항의 역사이고 새롭게 펼쳐져갈 미래를 위한 바탕이 돼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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