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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도시전략

구자문 기자
등록일 2012-02-28 22:03 게재일 2012-02-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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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문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지난 수 십년에 걸쳐 세계의 많은 나라와 도시들이 지속가능한 개발을 실천하고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상황은 크게 좋아지고 있지 못하다. 우리가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기술과 설비들을 개발·도입하고, 자원절약적인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미 지난 수세기 동안 산업화 및 인구증가로 인해 오염된 지구가 짧은 기간 내 나아지기도 어렵거니와 값비싼 오염방지시설들이 모든 나라와 도시, 그리고 기업에 도입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한 탓이다.

지난 2009년 `코펜하겐 기후회의`, 2011년 `더반 기후회의` 등 일련의 기후관련 국제회의들이 실패 내지 반쪽만의 성공으로 결론지어지는 것은 많은 나라들의 현격한 입장 차이에 의한 것이다. 모든 나라에 동일한 기준을 부여하기를 원하는 다수의 선진국들과 이에 항의하는 개발도상국들의 다툼 때문이기도 하고, 가장 높은 가스배출국이면서도 자율에 맡기자는 주장을 견지하는 미국 등 몇몇 선진국들의 주장 때문이기도 하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중간 정도 위치에서 최근 선진국으로 발돋움 하고 있는 우리 한국으로서는 이러한 환경보전과 녹색성장의 추진에 있어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문제를 모두 지니고 있어서, 관련 정책과 전략들을 수립 및 실행함에 있어서 어려움이 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환경친화적인 개발과 생활을 실천해가고, 녹색기술을 생산원료와 생산과정에 적용해가고, 이러한 기술들을 해외에 수출하고 지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들이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 속에서 꾸준히 준비되고 실행돼야지, 짧은 기간 내 이뤄지기는 힘들다.

포항시는 친환경 에코도시를 지향하면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쾌적한 환경도시`를 비전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인 발전목표를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으로 시민의 삶의 질 향상`, `자연친화적 도시디자인으로 세계적 환경도시 도약`으로 삼고 있으며, 이를 위한 추진전략을 다양하게 수립해 놓고 있다.

막대한 양의 탄소를 배출하는 지역 선도기업인 `제철소`를 유지하면서 친환경 에코도시를 가꾸어 감이 쉽지 않음은 당연하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급격한 감소목표의 집행은 기반산업의 붕괴를 가져오기 십상이므로 단계적인 감축계획 아래, 원료투입, 공정, 그리고 제품완성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절약, 오염배출 최소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포항시로서 중요한 것은 환경오염 배출 및 쓰레기 저감, 오폐수 정화 차원만이 아닌 도시구조를 바꾸고 관성적인 토지이용과 교통체계를 혁신하는 것이다. 압축도시개념의 도입, 공공교통기관의 증설, 에너지절약과 대체에너지 활용이 가능한 건물과 시설의 건설 등이 그것이다.

환경도시전략은 포항인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이를 통해 도시를 브랜드하고, 포항의 생산물을 홍보하고, 관광객도 유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포항이 글로벌 철강도시 및 첨단과학도시로서 이미 잘 알려져 있기에, 혁신적인 환경도시로서의 이미지가 더해진다면, 그보다 좋을 수 없을 것 같다.

포항의 환경친화적인 이미지며 개발이 자연그대로를 유지보전하는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산업시설들을 환경친화적으로 가꾸어서 경제산업을 부흥시키며 최첨단 환경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가꾸어나가야 하는 것이냐에 대한 딜레마는 항상 존재한다.

예를 들어, 얼마 전 포항시의 복합화력발전소 유치계획이 무산됐는데, `경제산업발전이냐 환경보전이냐` 혹은 `환경친화적인 산업시설 유치냐 자연 그대로의 지역보전이냐` 등 이미 언급한 바 있는 이슈의 대립이 두드러졌으나, 이에 대한 중재 내지 해결방안은 찾지 못했다. 이 모두가 시민들의 공감대에서 결정해야할 사안이라고 보지만, 리더쉽의 비전적인 계획과 실천, 그리고 설득이 더욱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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