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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TK 친박희생론` 논란 확산

김진호 기자
등록일 2012-01-05 21:02 게재일 2012-01-0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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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는 인적쇄신작업의 방향이 `영남권 친박희생론`으로 확산되면서 당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TK(대구·경북)친박의원들은 “한나라당 텃밭인 TK가 일정부분 희생을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그 텃밭을 가꿔온 지역의원들을 모조리 내모는 방식의 영남권 친박희생론은 오히려 유권자들을 무시하는, 한나라당의 오만에서 기인한 발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나라당내 친박 희생론은 김종인·이상돈 두 비대위원이 주도적으로 제기한 가운데 일부 친박의원들이 주장에 동조하면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4일 “`TK 자민련`으로 가면 한나라당은 망한다. 그런 식으로 국민이 인식하면 수도권이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TK 현역들의 결단을 거듭 압박했다.

김종인 비대위원 역시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은 과거에 집착하는데 국민의 지지를 받으려면 모든 것을 새롭게 내놓아야 하고, 그게 `창조적 파괴`”라면서 “변화를 못 하는 사람은 남에 의해 변화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거들었다.

친박 초선인 손범규(경기 고양덕양갑) 의원도 이날 모 방송에 출연, “당 전체를 쇄신하려면 가까운 곳부터 개혁해야 할 곳은 해야 한다”면서 “친박에서 먼저 솔선수범함으로써 쇄신의 밀알이 돼야만 과감한 개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모 지역언론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예상을 웃도는 현역 교체지수에 충격을 받은 TK 친박의원들 사이에서 “스스로 거취를 고민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친박 3선 이한구(대구 수성갑) 의원은 “한나라당이 이대로는 안된다는 메시지가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고, 친박 재선의 주성영(대구 동구갑) 의원도 “비대위의 얘기가 섭섭하지만 그게 민심이다. 나를 포함해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TK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도 거세다.

친박계의 한 중진의원은 “이명박 정부들어 친박의원들은 친이계 의원에 밀려 힘 한번 쓰지 못했는 데, 이제와서 친박계라고 해서 괄시당하는 게 말이 되냐”고 반발했다.

친박계 초선인 정해걸 의원은 “직능별, 연령별로 골고루 안배가 된 정치가 바른 정치”라며“공천을 놓고 어떤 사람들은 연령과 선수를 놓고 얘기하는 데, 다선을 해도 열심히 한 사람들은 남아야 하고, 신참이라도 일을 못한 사람은 보내야 한다”면서 “직능별로나 연령별, 선수별로나 골고루 섞여 조화를 이뤄야 정치가 바로 되고, 쇄신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친박의원도 “대구·경북이 한나라당 텃밭이라고 하지만 무조건 현역을 바꾸자는 것은 누구를 공천해도 TK지역에서 당선이 된다고 하는 오만한 생각이 깔려있는 것 아니냐”며 “공천 물갈이는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돼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가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호 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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